버질 아블로도 인정한 ‘강혁’, 에어백 해체해 힙 아이템 찾았다

2021-01-01 이은수 기자 les@fi.co.kr

최강혁, 손상락 ‘강혁’ 디자이너

제 16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룰 수상한'강혁' (사진 왼쪽)최강혁, 손상락


일반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말하는 브랜드는 어딘지 모르게 유행과는 거리가 느껴졌다. 그러나 최근 환경에 특별한 애정이 있으면서도 스타일에서도 누구 못지 않은 개성을 자랑하는 '강혁'이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해외 패션계서 주목받고 있다.


'강혁'은 2017년 첫 선을 보인 후 인공, 소재, 균형을 키워드로 자동차 에어백이 가진 특성과 재질을 잘 활용한 남성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는 LVMH 그룹의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LVMH PRIZE의 세미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18년부터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협업해 지금까지 '프리미어 모던' 등 3개 운동화를 출시했다.


특히 '강혁'은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셀럽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유명 래퍼 ASAP 라키가 뮤직비디오에서 '강혁'의 옷을 입고 등장, 스트리트 컬처 아이콘을 통해 소개된 전례 없는 사례다. 현재 도버스트리트마켓, 레클레어(LECLAI REUR), 파페치(FARFETCH) 등에서 온오프라인에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처럼 '강혁'은 지속가능한 패션도 힙할 수 있음을, 그래야 고객의 반응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2021년 '강혁'은 여전히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나아갈 계획이다.


Q /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수상 소감은
손상락(이하 손): 학생 때부터 SFDF를 수상한 디자이너를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한번쯤은 꼭 받아보고 싶은 상이었다. 이렇게 수상하게 돼 기쁘다. 먼저 디자이너로서 의미있는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 삼성물산 관계자분들과 외부심사위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최강혁(이하 최): 디자이너로서 한번쯤 받고 싶은 상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삼성패션디자인펀드(Samsung Fashion & Design Fund, 이하 SFDF)를 수상하게 되어 기쁘다.


Q / '강혁'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는
최: 브랜드는 대학원 졸업작품 전시에서 처음 시작됐다. 에어백 소재를 적용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반응이 기대이상이었다. 졸업 후 상락이와 이야기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구상, 합이 잘 맞아 함께 하기로 했다. 2017년 2월, 세번째 시즌부터가 '강혁'이란 브랜드의 시작이다.



Q / 해외 패션계가 '강혁'이라는 브랜드를 먼저 주목했다. 벤 고햄부터 에이셉 라키, 버질 아블로 등 이들이 '강혁'을 좋아하는 계기가 있다면
손: '강혁'이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른 소재에 비해 조금 뻣뻣해서 불편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 '강혁'의 제품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요소가 있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나 가치를 갖고 있고, 그런 수요와 브랜드의 특색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최: 착용했을 때 특별하다는 것. 어디서 본듯한 디자인이 아니라 '강혁'만의 브랜드 색깔이 명확하기 때문에 많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제품 하나하나 공들여 제작해 완성도를 높인 결과물도 한 몫을 더했다.
 
Q / '강혁'하면 폐에어백을 빼놓을 수 없다. 폐에어백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최: 에어백 소재를 활용하게 된 계기는 호기심에서다. 사고차량에서 폐에어백이라는 소재를 우연히 발견했다. 에어백 안에 있는 디테일들을 옷으로 표현하면 재미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바로 폐차장에서 소량 구매하고 해체작업을 했다. 시간이 꽤 걸렸지만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직물의 패턴을 그대로 활용하고자 하는게 디자인 콘셉이었는데 에어백의 바코드, 로고, 스티치 등이 꽤 근사해 보였다.


Q / 에어백 소재는 어떻게 구하나
최: 영국에서는 싼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우선 비싸고, 폐품 처리장에서 찾아보려 해도 허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전에 여러 에어백 원단을 수집해 놨지만 역부족이기에 결국에는 한 업체를 알게 돼서 에어백 원단을 납품 받고 있다.


Q / 폐에어백 이외에 다른 소재도 사용하나
최: 에어백 외에도 자동차 천장에 들어가는 원단이나 앰블럼을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
손: 기본적으로 모든 지속가능성에 관련된 방식은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원산지, 작업공정 등에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한다.


Q /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기업과 협업을 진행한 적은. 최근 효성티앤씨와 미팅을 가졌다. 어떤 계획을 준비 중인가
손: 아직까지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적이 없다. 하지만 현재 협업하고 있는 '리복'에서도 지속가능성에 집중하고 있기에 가능성은 열려있다. 효성티앤씨와는 최근에 미팅을 가졌다. 효성과 함께라면 좀 더 소재에 대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서로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세부사항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다.


Q / 패션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나
최: 지속가능성만을 고집해 실용성 없고 개성없는 물건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정말 의미있는 무언가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강혁'의 지속가능한 패션은 보기 좋으면서 장기간 사용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즉 상품성이 있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현재 온오프라인 전개 현황이 궁금하다
손: 독특한 소재 덕분에 유명 해외 편집숍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 현재 분더샵, 도버스트리트마켓을 포함, 20여개 온오프라인을 비롯 홀세일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한 편집숍에서 성과가 좋았고 신세계 분더샵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반응이 좋다. 론칭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자체 온라인 스토어 오픈을 통해 B2C를 병행, 대중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Q / 2021년 행보는
최: 패션디자이너로서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또 B2C 비즈니스를 위한 온라인 스토어 오픈을 준비 중이다. '강혁'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은데 오프라인 매장만으로는 채널이 한정된 느낌을 받았다. 자체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더 많은 제품을 보여줄 것이다. 기대해달라.
손: 브랜드 론칭 초기에는 희소성이 있는 소량 생산 제품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살 수 있는 제품 군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 '리복'과 협업하면서 국내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좀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로 쇼를 할 수 없는 분위기지만 상황과 여건이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선보여 좀 더 '강혁'이라는 브랜드를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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