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17> E-biz, 쉬운 길 택하지 마세요

2020-12-15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내년도 사업 계획뿐 아니라 중장기 사업 전략을 짜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관련하여 필자는 "중장기 관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원하신다면 지금이라도 쉬운 길을 택하지 마십시오"라는 제안하고 싶다. 여기서 의미하는 쉬운 길이라 함은 적은 노력으로 빠른 이익을 취함을 의미한다. 적은 투자와 노력으로 온라인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달콤한 제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위탁 판매 방식이다. 위탁 판매 방식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략을 제안하는 사람 대다수는 "자사몰은 큰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대비 성공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경쟁사 A사도 투자했다가 실패했고, B사는 아직 자사몰이 전체 매출의 3%도 안됩니다"라며 "저희는 좋은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온라인 판매는 잘 하는 파트너들에게 맡기는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는데 오류가 있다. 필자는 위탁 판매를 하는 것을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 비즈니스는 그 상품을 팔아주는 쇼핑몰이 하고 있는 것이지 해당 브랜드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에서는 쇼핑몰측에 좋은 노출을 잡아 달라고 요청을 할 뿐이지, 어떻게 소비자를 모으고 어떻게 판매를 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경우, 위탁 판매 방식이라 하더라도 매장위치 결정, 인테리어, 판매 사원의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온라인 위탁 판매의 경우에는 이 마저도 우리가 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몇 년을 해도 내부 온라인 비즈니스 역량이 늘어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전략적으로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위탁 판매 방식을 선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경영자들은 자사몰 운영과 활성화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나온 의견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홀세일 방식이다. 최근 홀세일 사입을 확대하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늘고 있다.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브랜드들의 상품을 도매가로 사입해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많은 패션 기업들이 재고 부담을 느낄 때 마다 꼭 하고 싶었던 사업 구조인지도 모르겠다. "A 쇼핑몰에서 1억원치 사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진행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손익 구조도 저희 리테일 채널보다 더 좋게 나와 향후 적극적으로 홀세일을 확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진행하기 이전에 온라인 쇼핑몰들이 왜 도매로 상품을 사입하고 어떻게 판매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겠다. 위탁 방식으로 진행을 할 경우, 잘 팔리는 재고를 쇼핑몰의 의지로 충분히 확보할 수 없으며, 가격 결정에 대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 (어느 정도 판매가 검증된 인기 브랜드라면)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는 가격 결정권만 가지고 있으면 어렵지 않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입을 진행하는 쇼핑몰들 대다수가 '최저가 세팅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 사입 재고들을 최저가에 판매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최저가로 판매에도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할 때는 각종 세일즈 프로모션을 통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온라인 특성 상, (어느 정도 판매가 검증된 브랜드를) 고객이 반응할 때까지 가격을 조정하다 보면 판매율을 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 매장과 자사몰 입장에서는 강한 경쟁자가 또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 쇼핑몰에 도매로 판매된 상품들은 이미 소유권이 그들에게 있으므로 최종 판매 가격에 대해 관여할 방법도 없다.


온라인 채널 판매에 있어 위탁 판매와 홀세일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다만 기업이 어떻게 조직과 사업 구조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할 것인지, 자사 온라인 쇼핑 플랫폼(자사몰)을 어떻게 건강하게 성장시켜 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그림 속에서 우리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함께 건강하게 성장시켜줄 위탁 판매 파트너와 홀세일 파트너가 누구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분명 우리가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줄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사 온라인 쇼핑 플랫폼(자사몰)을 강화하는 것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필수 요소로 인식하기를 제안한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다양한 실수와 실패를 이미 경험해 보았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 없다. 시중에 나와있는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 큰 투자 없이(100만원 이하에서 5천만원 이내로) 구축할 수 있고, 전문가를 뽑는다면 시간 단축이 되겠지만, 내부 인원들로 시행 착오를 겪으며 천천히 성장시켜도 좋다. 자사몰이 성장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이유는 우리의 상품을 우리 보다 낮게 판매하는 외부 쇼핑몰들과 기존 오프라인 영업 조직과 이해 관계로 유발된 장애 요소들이지 정작 자사몰의 시스템이 문제인 경우는 드물다.


충분한 이해와 전략 없이는 온라인 세상에서 누구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지역적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당장 쉬운 길을 택하기 보다 충분한 학습의 과정을 거치기를 다시 한 번 제안한다. 잘못된 온라인 판매 전략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의 가치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