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시대, 섬유패션 산업 가치 재조명된다

2020-12-15 이은수 기자 les@fi.co.kr

한국판 그린뉴딜 실행… 1조4천억원 투자
효성·코오롱·한섬  대기업서 찐 브랜드까지 참여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경제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환경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경기 부양책으로 그린 뉴딜을 선택하고 정책 수립에 돌입했다.


국내 섬유패션 산업 역시 그린·디지털 혁신을 추진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달 섬유패션산업 한국판 뉴딜 실행 전략을 발표,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정체기인 국내 섬유패션산업을 친환경·디지털 기반 사업으로 전환하고, 3만6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친화형 산업 전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산업 혁신 △첨단기술로 안전한 사회 구현 △연대 협력을 통한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다. 우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생분해성 섬유 등 친환경 소재 개발과 그린&클린 팩토리 구축 등을 통해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생산·유통·소비 트렌드의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요자 맞춤형 정보제공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한다.


이는 디지털·언택트로 전환 중인 패션산업 생태계에 대응할 수 있는 K-패션의 디지털 혁신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것. 이를 토대로 글로벌 브랜드 육성 전략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계기로 개인보호장비 시장이 급성장, 'K-방역제품' 생태계도 적극 육성하고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부직포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고성능 부직포 소재 개발을 위한 지원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체 친화형, 건축·산업용 부직포 소재·제품 개발도 진행된다. 이밖에 봉제공장의 일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IT기반의 신속·유연·분산 생산이 가능한 네트워크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 지속가능한 패션… 전세계 주목
패션산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매년 1500억 벌의 옷을 생산하고 이중에서 1280만톤은 매립장으로 간다. 생산 과정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0% 가까이를 배출, 항공과 해운 산업 배출량을 합한 것보다도 높다. 환경과 패션이 공존할 방법은 없을까. 지속가능한(Sustainable Fashion) 패션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패션기업은 그 동안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리사이클 소재 사용 비중을 늘리는 등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전의 지속가능한 패션은 환경을 생각하기보다 제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일종의 캠페인에 더 가까웠다.


박용준 효성티앤씨 스마트섬유팀 팀장은 "10여년 전부터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이 계속 이어질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아직도 대기업 조차 친환경 원사에 대한 니즈가 적고 대량 생산·소비·폐기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패션 비즈니스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와 면을 비교해보더라도 과연 어떤 소재가 더 친환경일까 헷갈릴 때도 있다. 보통 천연 섬유는 모두 친환경 소재라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합성 섬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해가 짧을 뿐 무조건 친환경 소재라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면의 주 원료인 목화가 병충해에 매우 취약해 살충제와 농약이 사용돼 토양을 훼손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패션기업들은 '리사이클'소재를 개발하거나 사용의 비중을 늘리고 생산 프로세스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그린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진정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 글로벌 브랜드 우위
해외 패션기업들의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고민은 훨씬 앞서 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패션 기업들은 환경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대체 소재 개발이나 자원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 개도국의 생산 공정에도 적극 관여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 패션을 실천하는 대표 브랜드다.


'파타고니아'는 공인된 사회적 기업으로서 제품의 뛰어난 품질과 환경보호 활동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시그니처 아이템 눕시 재킷을 리사이클 소재를 적용해 '에코 눕시 재킷'을 출시했다. 에코 눕시 재킷은 '구찌' '메종 마르지엘라' '슈프림'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에서도 가장 먼저 선택 받는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 페트병 100% 리사이클링 메시와 리사이클링 가죽 소재가 적용된 스니커즈 '헥사 네오', 5년이 지나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자연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자연 생분해 제품 '시티 에코소울 다운 재킷' 등도 판매하고 있다.


◇ 대기업·스타트업·DTP 제조기업까지 적극 나서
국내에서도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대기업을 비롯 제조기업,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전개한데 이어 지속가능성 카테고리 '위두(weDO)'를 신설해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위두는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3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켜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또한 올해로 6번째를 맞은 노아프로젝트는 국내 멸종 동식을 보호하는 취지로 판매 수익금 일부를 환경 보호에 기부해왔다. 친환경 리퍼브 소재로 만든 에피그램 멸종동물에디션 티셔츠, 친환경 소재로 만든 쿠론 백 등이 포함된다


한섬은 올해 UN이 선정한 글로벌 친환경 가이드라인 'GRP 인증'을 획득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또한 전개중인 '시스템' 'SJSJ' '타임' '래트바이티' 등이 페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와 재활용 양모, 비스코스, 천연 면 등으로 옷을 만들고 쇼핑백, 택배박스 등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이 가능한 충전재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99개 협력사와 의기투합해 지속가능 경영 행보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책임감 있는 자원 활용 및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빈폴'은 친환경 라인인 '비 싸이클'을 출시했으며 재생 소재 및 충전재 사용, 동물복지 시스템 준수 다운(RDS) 사용, 환경오염 유발 물질 원단 사용 축소 등을 실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브랜드로는 '플리츠마마'를 꼽을 수 있다. '플리츠마마'는 2018년 스타트업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효성티앤씨와 협업해서 페트병으로 니트 플리츠백을 출시, 올해는 53개의 제주 폐페트병으로 만든 폴리스를 출시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 염색, 후가공 등의 과정에서도 친환경 제조 기법이 도입되고 있는데 DTP 산업이 대표적이다. 텍스타일용 디지털 프린터 전문 제조 기업 코닛 디지털은 생산성이 매우 높아 전통적인 날염 공정에 비해 생산성이 2배 가량 높다. 더욱이 폐수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사업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용어설명
그린뉴딜(Green New Deal):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하는 말로,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말한다.


지속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 미래 세대를 위해 현존 자원을 저하시키지 않는 패션 제품의 생산·사용·폐기 과정을 뜻한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푸른심장 파타고니아가 진행하는 대한민국 강하천 심폐소생 프로젝트 3R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재활용하기(recycle)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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