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련 회장 선거는 왜 매번 진흙탕일까

2020-07-13 김우현 기자 whk@fi.co.kr


자천타천 차기 섬산련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왼쪽부터)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필자는 지난 9일자 기사에서 차기 섬산련 회장이 갖추어야 할 조건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오는 8월 18일로 임기 만료되는 성기학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위기의 섬유패션 산업을 회생시키고 미래비전의 초석을 놓을 차기 섬산련 회장으로 적임자는 이런 덕목을 갖춘 인물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그런데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한 임시 총회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연되고 있어 뜻있는 업계 관계자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말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으니 스마트 팩토리, 인공지능 AI기술 등을 접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걸맞게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뤄야 한다고 외치면서 섬산련 회장 추대 과정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밀실야합 진흙탕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한 5인 추대위 구성부터 문제가 있다. 현 섬산련 회장이 직접 4명의 위원을 지명하고 나머지 1명을 본인으로 채움으로써 차기 회장 추대 과정이 ‘짜고 치는 고스톱’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다.


또 정관에도 없는 업종별 순환 원칙이란 해묵은 논리를 내세워 이번엔 화섬 업종에서 회장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없다. 이번엔 화섬 순서란 전제 아래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이 적임자라거나, 이영관 회장이 일본 기업 대표여서 최근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차선책으로 이상운 효성 부회장 카드는 또 어떠냐는 식의 발상도 오십보 백보다.


◇정부 정책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해 최대한 지원 이끌어내야
이와 관련 업계 한 중진 인사는 “지금이 유신시대도 아닌데 섬유패션 산업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중차대한 일을 현 회장이 임명한 5명이 밀실에서 은밀하게 결정하는 것도 언어도단이고, 회장 자리를 돌려막기 하듯 면방, 화섬, 내수패션, 의류수출 업종이 돌아가면서 해야 한다는 구시대적 발상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오로지 업계를 위해 열심히 봉사한다는 자세로 정부와 소통 잘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군림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지금의 어려운 시대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까지 비밀에 부쳐져야 할 5인 추대위 회의 내용이 번번이 밖으로 흘러 나와 일부 매체에 특혜처럼 기사화 되는 것도 논란거리다. 누군들 회의 내용을 몰라서 밝히지 않는게 아니잖는가. 워낙 민감한 사안이고 먼저 앞서가면 자칫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제하는 것임을 헤아려야 한다. 엠바고를 어기고 자칭 ‘킹메이커’ 운운하며 우쭐대는 모습은 이젠 버려야 할 유물이다.


또 하나 6년 전 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던 인물은 이번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도 궁색하기 그지 없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해 낙선했던 사람도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것처럼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인물이라면 차기 지도자로 강력 추대하는게 옳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인 ‘기회는 공정하고, 과정은 평등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섬산련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업계 한 관계자는 “본인이 차기 회장에 추대되면 자비로 매년 2억원씩을 출연해 섬유패션 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는 인물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총회가 열리기 전이라 여기서 이름을 공개하긴 조심스럽지만 성기학 회장이 물러난 후 오너 경영인인 그를 중심으로 업계가 똘똘 뭉쳐 향후 섬유센터 빌딩을 산하 단체와 섬유패션업체, 연구기관들이 우선 입주하는 ‘섬유패션 전문메카’로 리뉴얼해 명실공히 우리나라 섬유패션 산업의 총본산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