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비즈니스 시대의 전환 논리

2020-07-01 최현호 mpi 컨설팅 대표 jacob@mpiconsulting.com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코로나 무색한 투자 유치 배경은?


지난 3월 쇼핑앱 '브랜디'의 210억원 투자 유치 소식은 코로나 사태로 얼어붙은 패션 소비시장 전반의 침묵과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브랜디'에 대한 누적 투자 규모는 이를 포함 어느덧 350억원에 이른다.
지난 5월 한예슬과 함께 노출된 '앱 다운로드 2,000만 돌파'라는 대대적인 캠페인 전파 광고는 '지그재그'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웅변한다. 2018년 3월에 출시된 '에이블리'는 불과 2년만인 2020년 1분기 거래액 740억원을 기록하였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8배에 달하는 꿈같은 급등세이다.
이를 어떻게 읽어내어야 할까? 전통적인 패션 소비유통 채널에 머물고 있는 다수 기업들에겐 어찌 보면 여전히 이름조차 생소한 이들이 이제 패션 소비산업 생태계의 새로운 주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그재그'는 앱 다운로드 2000만 돌파를 기념해 한예슬을 뮤즈로 발탁하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패션 플랫폼 비즈니스의 필요충분 조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패션 플랫폼 비즈니스와 관련된 저비용 가능 모델에 대한 기대는 진입 장벽이 낮다는 소자본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에 대한 오해만큼 환상에 가깝다. 전통적인 유통 채널만으로 존립이 불가능한 패션 소비시장 생태계의 새로운 질서는 온라인 리테일의 확충은 물론 보다 진일보된 개방형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소박한 자가 브랜드를 전부로 하는 다수 패션기업들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섣부른 여정은 출발도 하기 전에 비극으로 치달을 위험이 더욱 크다는 중론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틀은 출발과 함께 네이버, 쿠팡, 카카오는 물론 롯데 등 대단위 자본으로 무장된 거대 공룡 포털 플랫폼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막대한 자본의 투여 요구는 상상을 초월한다. 쿠팡의 사례는 결코 플랫폼 비즈니스의 별종이 아니다. 사실 전술된 다수 신주류 플랫폼들 조차 여전히 끊임없는 투자의 투여 없이는 그 미래를 담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깊은 속성 중 가장 치열한 자본싸움에 대한 화두를 간과해선 안된다. 아이디어 만으로?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에이블리(왼쪽)'는 2020년 1분기 거래액 740억원을 달성하며 고속 성장 중이다.


'브랜디'는 지난 3월 210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누적 투자 금액은 350억원에 달한다



◇ 플랫폼 비즈니스의 자본집약적 요구
1등만 기억하는 세상. 모든 플랫폼이 부딪히고 경쟁하는 열린 비즈니스 생태계에서의 존립은 극단적으로 1등이 아니면 담보되기 불가능하다. 2019년 회사기준 매출액 293억원, 영업이익 90억원. 이익을 구현한 이커머스 플랫폼이 드문 생태계에서 '지그재그'는 돈을 벌었다. 지난 3월 기준 월간 거래건수 310만, 거래액 600억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비즈니스 활동성이 뒷받침된 결과이다.


흩어진 파트너사의 일괄적인 구매 결제 정산서비스 수렴,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스템 구축, C2C 마켓플레이스 진입과 이에 따른 물류지원 인프라 확보. 2020년 '지그재그'의 중점계획의 일단이다. 이러한 시급하고 필수적인 과제들조차 '지그재그' 자체 순수 획득 영업이익의 자본만으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끊임없는 투자의 유입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전진은 성립되기 힘든 여정이다. '에이블리'의 경우 2019년 AI기반 개인화 추천상품 툴의 제공은 높은 성장의 큰 원동력이 되었다. 업계 최초라는 새로운 병기는 그에 상응하는 자본의 투여가 전제되었기에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2020년 계획하고 있는 공장과 판매자를 연결하는 가칭 체인 플랫폼의 구축 역시 상당한 자본의 투여를 전제로 한다. '브랜디'가 선보인 동대문 풀필먼트 서비스인 헬피 서비스 역시 본사와 물류센터가 통합된 대단위 풀필먼트 센터의 구축을 전제로 실행되었다.


◇ 패션기업의 최적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거대한 명제에 짓눌린 조급함은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강자의 출현으로 더더욱 허둥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환의 정체보다도 전환 논리의 부재가 우리 패션기업들의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패션기업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이나 확장은 불가피한 과제이다.


하지만 차별적 제공 가치의 정체(Identifying)나 핵심 경쟁 속성에 대한 구현 이미지의 전제가 누락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도전은 그저 탐욕의 어리석음으로 좌초될 우려가 더욱 크다. 패션기업의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 로드맵은 먼저 본연의 핵심 경쟁역량과 새로운 기회에 대한 도전 가용 역량에 대한 보다 냉정한 분석과 판단을 전제로 준비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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