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조바이아조’, 행복한 非주류의 이야기

2020-05-18 황연희 기자 yuni@fi.co.kr

김세형 아조바이아조 대표
ABK 손잡고 브랜드 밀도·확장 동시 추구


"패션계의 非주류로 시작했던 스트리트 캐주얼이 이제는 패션마켓의 성장을 주도하는 메인 스트림으로 변했습니다. 대단한 변화죠. 하지만 그러한 변화 과정에서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본래 추구했던 아이덴티티, 개성, 똘기 등은 미미해져 아쉬울 때도 많아요.‘아조바이아조’는 비주류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소수 브랜드입니다."





을지로에 위치한 ‘아조바이아조’의 쇼룸을 찾았다. 을지로 뒷골목, 네이버 지도를 켜고 어렵사리 찾은 매장 앞, 이곳이 과연 브랜드 쇼룸인가 싶을 정도로 브랜드 정체성을 알려주는 힌트가 전혀 없다. 매장 윈도가 아닌 스테인리스 월이 대신하고 번듯한 매장 간판 하나 없다. 하지만 쇼룸 안으로 들어간 순간, 일반 매장과는 전혀 다른 디스플레이에 ‘멋지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조바이아조’ 1, 2층 의류 매장은 여유롭고 심플한 현대 갤러리 같지만 동양적인 오브제 작품들을 포인트로 강조했다. 3~5층 카페와 바 ‘애프터 저크 오프’ 역시 플랜테리어와 동양적인 오브제가 믹스된 힙한 인테리어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은 힙스터의 성지가 된 을지로지만 ‘아조바이아조’는 지난 2016년 을지로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때부터 이곳을 선택해 둥지를 틀었다. 을지로 1세대인 ‘신도시’ ‘우주만물’ ‘호텔수선화’ 등의 문화를 즐겼던 김세형, 황인섭 두 대표는 이곳에 아조바이아조의 터를 잡았고 지난해 2월 4층 규모의 쇼룸과 카페를 추가 오픈했다.


김세형 대표와 ‘아조바이아조’ 을지로 쇼룸


◇ 한 번 비주류는 영원한 비주류
스트리트 캐주얼 ‘아조바이아조’는 스스로 비주류를 자처한다.


“세상에서 소외된 비주류, 하위문화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패션을 하는 이유”라고 당당히 이야기하는 김세형 ‘아조바이아조’ 대표는 “브랜드는 각자의 고유의 멋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말하려 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브랜딩”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2016년에 론칭한 아조바이아조(대표 김세형)는 하위문화를 지향하고 비주류의 삶을 투영하는 스트리트 캐주얼이다. 파격적인 콘셉과 B급 코드 등을 통해 비주류 콘셉을 표현하고 그 속에는 동양적 요소와 서양적 요소가 믹스되어 있다. 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것이 ‘아조바이아조’다. 2016년 당시 비대칭 체크 셔츠, 컬러 블록 점퍼 등 해체주의 스타일로 인기를 얻으며 이름을 알렸다. 2018년 ‘아조바이아조’의 캐릭터가 마니아스럽다는 지적에 대중적인 스타일의 핑크(FINK) 컬렉션을 잠시 선보이기도 했으나 역시 ‘아조바이아조’의 컬러가 아니라는 판단에 중단했다.


‘아조바이아조’는 글로벌 마켓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아시아 트렌드를 대변하기 위해 동양적인 요소를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고 시즌 모델은 일반인, 아시아 모델을 기용했다. 이번 시즌에는 ‘자기만의 퍼펙트월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양한 아티스트, 교육자, 일반인 모녀, 장애여성공감 극단 등을 모델로 기용했다.


처음에는 김세형, 황인섭 공동대표 체제였으나 지금은 김세형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황인섭 대표가 브랜드 콘셉, 브랜딩 전략 등을 구상하면 김세형 대표가 이를 현실화하는 작업을 맡으며 하모니를 이뤘던 두 대표는 지난해 각자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해 을지로에 매장과 카페를 복합으로 오픈하면서 각자 관심사가 달라 지금은 ‘아조바이아조’는 김세형 대표가, 3~5층의 ‘애프터 저크 오프’는 황인섭 대표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


‘아조바이아조’ 매장을 오픈하면서 브랜드 고객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 매장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됐고 마니아 고객층의 충성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의 구매율은 100%에 가깝다고 한다. 


김세형 아조바이아조 대표는 “우린 각자가 가진 고유의 멋이 있다. 처음에는 그 고유성을 지키는 것이 쉬웠지만 볼륨이 커지면서 대중성과 타협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남들과 다른 독자성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센틱브랜즈코리아 투자…전환기 준비
을지로에서 나 홀로 노는 재미에 빠져있던 ‘아조바이아조’의 개성을 사랑하는 마니아 고객처럼 이들의 문화를 인정한 회사가 등장했다. 어센틱브랜즈코리아(ABK)는 최근 ‘아조바이아조’의 가능성을 인정, 지분을 인수하면서 협업 관계를 맺었다. 다른 브랜드와 같이 아조바이아조의 경영권은 김세형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박부택 어센틱브랜즈코리아는 “개성 강하고 잘하는 스트리트 캐주얼이 많지만 김세형 대표의 ‘아조바이아조’에 대한 열정과 디자인 창의성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스트리트 마켓이 성숙하고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브랜드들도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대표는 “론칭 4년차지만 적은 인원이 많은 업무를 해결하다 보니 놓치는 부분이나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효율적이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좀 더 큰 기업의 도움이 필요했다. 특히 어센틱브랜즈코리아의 투자 이후 물류 부문과 유통 관리의 효율성이 확연히 좋아지고 있어 수익개선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직원들에게도 개인 사업자의 불안정한 운영이 아닌 탄탄한 기업의 안정적인 인프라가 뒷받침되면서 안정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조바이아조’는 올해 제품 라인을 늘려 확장성을 꾀하는 한편 현재 해외 거래선인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독일, 파리, 미국 등과의 거래 물량을 늘려 글로벌 세일즈를 견고하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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