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화학, 디지털 패션 생태계 조성한다

2020-03-01 황연희 기자 yuni@fi.co.kr

브랜드 콘텐츠 인수에서 SCM 구축까지


패션시장 이슈메이커로 부상한 대명화학(대표 권오일)의 거침없는 행보는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슈즈 편집숍 '에스마켓'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관계사 리스트에 '애드오프' '참스' 등이 추가됐다. 특히 지난 12월 말에는 모다이노칩이 중랑구에 패션산업 고도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밝혀지면서 디지털 패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대명화학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대명화학이 그리는 청사진은 무엇일까? 주목받지 못했던 위기의 패션, 유통 기업을 인수해 우량주로 성장시킨 것이 1차적인 그림이었다면 최근 1~2년 동안은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강자로 성장할 수 있는 히든 챔피온 발굴 및 육성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의 패션 생태계 조성을 위한 3단계 투자 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참신한 패션 스타트업들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주류 시장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캐즘(Chasm, 땅이나 얼음 속에 난 깊은 틈)을 극복해야 하는데 대명화학이 이들이 캐즘을 극복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패션 종합기업부터 커머스, 패션 콘텐츠, SCM 인프라 그리고 패션산업 고도화단지까지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대명화학그룹


대명화학은 코웰패션, 케이브랜즈, 피더블유디를 통한 브랜드 인수 이외에 모던웍스, 다니엘인터패션, 디코드, 마스, 모노그램, 로지스밸리SLK, 레시피그룹 등을 인수 또는 투자하면서 브랜드 육성을 위한 SCM 인프라를 구축했다.


모던웍스는 해외 브랜드를 수입, 유통한 노하우를 살려 관계사들을 위한 브랜드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코닥' '슈퍼드라이'와 레이어의 자회사 비트맵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레시피의 '마우이앤선즈'는 모던웍스가 국내 마스터 라이선서다. 또 모던웍스는 자체적으로 '하이텍' 'AQO스튜디오(퓨처트로)' '켈로그' 등도 전개하고 있다.


◇ 마스, 다니엘인터패션 등 업스트림 투자   
대명화학이 투자한 마스와 모노그램은 디자인 및 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 인프라다. 신발 OEM, ODM 업체인 마스(MAS)는 지난 2018년 9월 설립한 신생 법인으로 스트리트 및 디자이너 브랜드 등 소호 브랜드를 위해 소량 생산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소 주문량을 300~500족으로 낮춘 것은 물론 합리적인 생산 단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정민 마스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K2, 네파 등에서 신발 및 용품 개발을 책임졌던 인물로 대명화학의 투자를 받고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 푸젠성 진장에 조인트 벤처 형식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소량 생산, 최적의 생산 단가를 실현시키고 있다. '아더에러' '앤더슨벨' 등 고감도 디자이너 브랜드 슈즈 생산은 물론 대명의 투자를 받은 '오아이오아이' '키르시' 'LMC' '메종미네드' '피스워커' 등의 신발을 개발했다. 지난해 '메종미네드' 블랙 슬리퍼로 히트를 치기도 했다.  


모노그램의 기윤형 대표는 'K2' '빈폴아웃도어' '블랙야크' 디자인 총괄을 지낸 인물로 지난해 1월 단독법인을 설립했다. 모노그램은 디자인 하우스를 추구하면서 브랜드의 디자인 디렉팅 및 컨설팅을 맡고 있다. 국내 역시 디자인 아웃소싱에 대한 니즈가 강해질 것이라고 판단, 업계 베테랑으로 구성된 디자인 하우스를 차렸다. 


다니엘인터패션(대표 박춘형)과 디코드는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한 법인이다. 1999년에 설립한 다니엘인터패션은 패션 브랜드 ODM, OEM을 담당하고 우븐 제품에 강하다. 또 베트남 현지법인으로 팬츠, 아우터를 주로 생산하는 디코드를 운영하고 있고 유니폼 제조 전문 업체인 시그니처9을 운영 중이다.


레시피그룹(대표 주시경)은 브랜드 PR에이전시로 시작해 패션 컨설팅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비바스튜디오의 허태영, 이영민 대표와 손잡고 별도 브랜드 '키르시'를 론칭, 체리 열풍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패션 컨설팅 회사로서 이커머스 브랜드들의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자체적으로 '마우이앤선즈'를 론칭, 패션 사업을 시작한다. 또한 로지스밸리의 의류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로지스밸리SLK에도 투자해 이커머스의 핵심 SCM이라 할 수 있는 물류 선진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지난 1월 인수한 슈즈 유통 플랫폼 'S마켓'은 대명화학의 투자를 받으면서 올해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14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제주 연동점을 비롯해 30~40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오는 5월 핀란드 브랜드 '케이플레이어', 하반기에는 미국 브랜드 'SNKR'을 신규 PB로 론칭한다. 또한 'S마켓' 역시 의류 구성비를 확대하면서 대명화학과 연관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의 유통 채널로서 활용,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 PDCC빌딩에는 코웰패션, 케이브랜즈, 모다아울렛, 패션플러스, 하이라이트브랜즈 등이 자리하고 있다


◇ 제조 기반의 패션산업 고도화단지 완공   
무엇보다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인 양원지구의 패션산업 고도화단지 및 R&D센터는 또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명화학의 모다이노칩은 서울 중랑구의 양원지구 자족시설에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오는 2023년까지 양원지구에 1370억원을 투자해 지하 4층, 지상 17층 규모의 패션산업 고도화단지와 첨단 연구개발(R&D) 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중랑구는 패션산업 고도화단지에는 패션기업 400여곳과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며 입주 기업간 협업을 통해 국내 패션·봉제 중심지로 도약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운영 계획에 대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패션 스타트업, SCM 인프라 기업 그리고 이들을 위한 거주 시설이 함께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명화학은 디지털 패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백조의 물길질에 주력하며 빅 퍼즐을 완성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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