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가 먼저 알아본 ‘김해김(KIMHEKIM)’
2019-12-16 이은수 기자 les@fi.co.kr
김인태 ‘김해김’ 디자이너
“존경하는 역대급 디자이너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러운 동시에 매우 설레고 즐겁습니다.”
김인태 ‘김해김’ 디자이너가 2020년 제15회 SFDF(Samsung Fashion Design Fund) 1등 수상 후 밝힌 소감이다.
삼성패션물산에서 운영하는 ‘SFDF (삼성패션디자인펀드, Samsung Fashion & Design Fund)’는 올해로 15번째를 맞은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디자이너를 발굴해 K패션을 글로벌 마켓에 알리는 기회를 주고자 기획됐다. 올해 수상자인 김인태 디자이너는 2014년 프랑스 파리에서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2020 S/S 파리 컬렉션에 정식 데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먼저 실력을 인정받았다.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SFDF 참가는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계획 중 하나였습니다.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파이널 리스트에 들면서 수상을 살짝 기대하게 됐습니다.”(웃음)
김인태 디자이너는 지난 9월 파리에서 열린 ‘2020 S/S 파리 컬렉션’에 정식 데뷔한 케이스다. 21살부터 프랑스에서 거주해왔기 때문에 파리에서의 론칭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2009년 파리 스튜디오 베르소를 졸업했으며 당시 발렌시아가 총괄 디자이너였던 니콜라 제스키에르(현 루이뷔통 총괄 디자이너) 밑에서 2년간 일하면서 컬렉션 감각을 익혔다. 남들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열정은 그 누구 못지 않았다고.
“오랜 시간 파리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동시에 해외 프레스가 집중되는 도시 파리에서 시작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김 디자이너는 “지난 9월에 열린 쇼가 정식 데뷔 무대입니다. 매번 쇼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이번엔 다니엘 헤프만과의 작업으로 3월에 열린 비공식 쇼에 비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일까? 그의 쇼를 본 해외 프레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창의적인 컬렉션을 선보인 그. ‘2020 S/S 파리 컬렉션’에서는 링거를 맞으며 혹은 셀카봉을 든 모델의 워킹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컬렉션 네임마저 ‘ME(관종)’다.
“컬렉션 타이틀은 ME(attention seeker), 즉 나(관종)이라고 적고 제가 관종임을 밝히는 문구를 내걸었습니다. 현 시대에 특히나 SNS상에 업로딩이 타인의 관심이나 좋은 반응을 요한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 모두가 관종의 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관종임을 쿨하게 인정하고 ‘김해김’만의 방식으로 우아하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패션지에 가끔 노출됐을 뿐 대단한 홍보를 했던 것도 아닌데, 인스타그램 ‘메종 김해김’으로 옷을 사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현재 홍콩 레인크로포드, 하비니콜스, 미국 포티파이브텐, 니드서플라이뿐만 아니라 파페치, 모다오페란디 등 전 세계 60여개의 글로벌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팔리고 있으며 비욘세, 레이디 가가, 리한나 등 톱스타들이 그의 옷을 입었을 정도다.
◇ 해외 어워즈 도전 그리고 파리 부티크 오픈 한국 활동 본격화
“‘김해김’ 론칭 당시 10년 비즈니스 플랜을 구상했습니다. 3년 내 파리의상조합 가입과 SFDF 수상이 목표였는데 이룬 셈이죠. 앞으로의 목표는 해외 어워즈에 도전하는 것, 그리고 파리에서 ‘김해김’만의 스타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부티크 오픈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수상을 기점으로 한국 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그 첫 번째 행보가 서울패션위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창의성 짙은 ‘김해김’만의 쇼, 기대해주세요.”
한편 ‘김해김’은 해방촌에 위치한 서울 쇼룸 리뉴얼에 나선다. 그 동안의 컬렉션을 정리해 1층은 아카이브, 2층은 컬렉션과 피팅 공간으로 3층은 루프탑으로 변신을 꾀해 한국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