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의 적정 재고자산 회전율은?
2019-06-15최현호 mpi 컨설팅 대표  jacob@mpiconsulting.com
‘유니클로’ 4.7 (영업이익율 17%), ‘휠라’ 5.1 (14%)


2018년 에프알엘코리아는 재고자산회전율 4.7, 영업이익율 17%를 기록했다. 사진은 '유니클로' 중국 플래그십 스토어


◇ 효율은 규모에 우선한다

2018년 매출액 3,000억~5,000억원 구간에 준거하는 패션기업 6개사 기준 재고자산 회전율의 편차는 25.0에서부터 2.1로 무려 10배에 이른다.

재고자산회전율 25.0에 이르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경우 연간 판매물량 수요의 8%의 물량을 보유하며 영업을 진행하는 조건 구조다. 성주디앤디는 판매 물량수요 대비 28%의 보유물량 조건. 반면에 재고자산 회전율 2.1에 불과한 B사는 연간 판매 수요의 100%에 달하는 물량을 짊어지고 영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건의 차이가 수익은 물론 결국 전체 경영성과 품질 차이의 핵심 요인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패션기업 경영은 한편으로는 일반 기업평가 분석의 핵심이 되는 자본의 레버리지 효과에 앞서 물량(재고)의 지렛대 효과 품질 차이가 더욱 결정적이라는 판단이 가능한 대목이다.

패션기업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속성 단위는 크기(Scale)가 일반적이다. 손익계산서는 물론 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 등 기업의 경영성과 면면을 담아내고 있는 제반 수치의 속성 역시 모두 크기 차원으로 나타내고 있다. 패션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접근은 이처럼 먼저 크기로 표현되고 이해되는 과정이 우선이며, 그 결과 규모 중심의 이해 방식이 주축을 이룬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에서는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온 효율 속성의 기준이 크기나 규모처럼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보유 재화(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이 그 어느 소비재 부문보다 크고 빠른 속성으로 인해 상당한 경영성과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패션기업은 태생적으로 늘 적지 않은 잠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지속성장가능 패션기업의 경영품질은 규모의 성과만으로 충족할 수 없는 효율의 조건이 요구된다.









◇ 재고자산의 속성


"재고자산은 그 용칭처럼 진정 매출과 수익의 자원이 되는 자산인가?"

우리 패션산업 역사에서 사라진 수 많은 한계 기업의 공통된 징후는 매출의 감소나, 수익역량의 하락이 아니라 통제 범주를 벗어난 과잉 재고의 돌출이었다는 사실에서 앞선 명제는 성립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패션기업의 주요 관리 지표 영역에서 재고는 매출이나 수익 지표에 가려진 그저 수많은 참고 하위지표 중의 하나로 치부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사실 초우량 패션기업의 경영품질 경쟁우위 속성은 일정기간 매출증가세나 막대한 수익역량보다 오히려 지속적이고 꾸준한 적정 재고의 관리 역량에서 확인된다. 수 많은 위기론 속에서도 굳건한 지속성장을 견지하고 있는 대기업의 차별적인 관리역량의 압권 역시 매출이나 수익 영역이 아닌 재고 관리 역량으로 함축된다.


최근 재고관리의 중요성이 전에 없이 강조되고 공감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최고 경영진을 위한 내부 보고서나 각종 회의체에서 재고 관련 지표들이 주요 경영과정 의사결정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2018년 휠라코리아는 재고자산회전율 5.1, 영업이익률 14%를 기록했다. 사진은 '휠라' 서초동 사옥 전경


◇ 적정 재고자산 회전율

2018년 400여 한국 패션기업의 합산평균 재고자산 회전율은 3.48이다. 재고자산회전율과 등치값은 아니지만 약 3.5의 재고자산 회전율의 결과를 연간 판매율로 환산하면 약 61.5% 에 해당된다. 또 이를 조금 더 쉽게 순수 물량원가 기준으로 분석하면 일년 동안 팔 수 있는 물량의 약 63%에 해당하는 재고를 가지고 있다는 조건이다.


"어느 수준이 적정한 재고자산 회전율의 범주인가"라는 물음에 즉답은 사실 그리 수월하지 않다. 왜냐하면 매출액을 분자로 하는 재고자산 회전율의 속성상 매출의 성장 단계와 실제 판매 배수의 조건이 기업 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건 변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거칠게나마 위험 수준에 대한 기준은 어느정도 수렴된다.


지난 20여년 우리나라 패션기업의 흥망성쇠 사례 분석에 의하면, 재고자산회전율 △3.0 이하 수준은 경계 구간으로 △2.5 이하 수준은 주의 구간으로 △2.0 이하는 비상 구간으로 확인된다. 재고의 위험성은 인지가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감지하게 되어도 단기간 이를 개선해 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과잉 재고의 늪은 기업의 입장에선 명운을 건 한 두 시즌 생산 축소나 감가 판매 정도의 희생으로도 결코 헤어날 수 없다. 재고관리의 최우선 방점은 치유가 아닌 예방이다.




2018년 한국 패션기업 400여 곳의 합산 평균 재고자산 회전율은 3.48이다. 사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청담동 사옥


◇ 수익의 속성

매출이 중심축이 되는 패션기업 경영의 관행은 매출의 크기가 곧 수익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등식을 전제로 성립됐다. 그런데 사실 패션기업의 손익계산서에 나타나는 매출이익과 영업이익 등 수익의 기준과 속성은 상당한 허구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패션기업 손익계산서에 나타나는 매출액은 거의 대부분 유통마진을 포함하고 있다. 이 말은 곧 50%를 훌쩍 능가하고 있는 매출이익율에 유통수수료가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실 유통수수료가 포함된 부풀려진 이익율의 구성 구조가 아니다. 매출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을 제외한 값이다. 문제의 핵심은 매출원가이다. 매출원가의 속성은 이를 영어로 표현해 보면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COGS(Cost of Goods Sold), 즉 팔린 부분에만 해당하는 원가이다. 극단적으로 100장을 만들어 1장을 팔았더라도 그 팔린 1장에 대한 원가분만 적용되어 당연히 매출이익은 생성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패션기업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이익은 물론 영업이익 조차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엔 많은 주의가 따른다.

손익계산서의 성과 지표, 특히 수익 지표에 대한 왜곡의 위험성은 예외적으로 재고의 감가 속성이 매우 강한 패션기업 경영에서 자주 돌출되기 마련이다.




◇ 적정 영업이익율

2018년 400여 한국 패션기업의 합산평균 영업이익율은 약 5.8% 이다. 패션 소비산업의 누적된 어려움을 감안하면 일견 준수한 결과라는 판단이다.

패션기업 경영품질 평가에서 영업이익율은 수익역량을 대표하는 지표이다. 사실 크기 중심 분석 관행의 익숙함으로 영업이익액 증감율 역시 자주 거론되기는 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증감율 진폭이 과도하게 높은 약점이 엄존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영업이익율의 수준과 추이 안정성을 패션기업 경영 품질의 수익 대표 지표로 상정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리라는 판단이다. 영업이익율은 매출원가는 물론 제반 일반관리비와 유통수수료를 포함하는 판매비 등 패션 비즈니스 운용 과정의 거의 모든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매출액 산정 방식의 차이를 상쇄하는 절대 기준 지표로 합당한 조건을 충족한다.

재고자산 회전율의 악화를 담보로 한 영업이익율의 단기 급등은 반드시 그 다음 회기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영업이익율의 적정성 유지는 수익의 크기 이상으로 중요한 대목이다. 실제로 다수 고수익율 패션기업의 경우 높은 영업이익율의 결과가 재고의 부담 증가를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점에서 수익 품질의 적정성 유지는 실현 수익의 크기에 우선한다. 한국 패션소비 산업의 과도한 유통수수료 부담 구조를 감안하면 적정 영업이익율의 초우량 품질 수준 범주는 10% 내외로 추론된다.




2018년 한국 패션기업 400여 곳의 합산평균 영업이익율은 약 5.8%다. 사진은 LF 압구정동 사옥


◇ 효율은 성과의 동력

성과는 투입 변인의 결과이다. 성과가 양호하다는 말은 투입 변인의 가치 대비 결과의 가치가 훨씬 양호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명제의 전제는 자칫 성과를 투입 변인의 단순 종속물로 오해하게 한다. 하지만 기업 경영의 성과는 결코 투입 요소의 크기나 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개별 투입 변인 요소의 속성 가치보다는 오히려 제반 투입 변인의 균형과 동일한 방향성으로 그 성과의 값은 배가된다. 투입 변인의 적절한 결합과 제어 그리고 조화는 흔히 말하는 경영 품질의 효율로 함축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기업의 경영성과 동력의 원천은 단연 효율이다. 패션기업의 성과를 가늠하는 패션기업 경영관리의 효율 역시 수익과 회전율의 적정성이다. 흔히 '보다 많이, 보다 좋게'라는 절대 기준의 상향만을 성과의 개선으로 이해하지만, 비즈니스 과정 변인의 연속성이 그 어느 산업 부문보다 강한 패션기업 경영의 경우 제반 변인의 적정한 균형 유지가 성과 구현의 핵심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내실 경영의 대표 표현인 수익중심 경영 등의 표제는 허구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패션기업 경영 성과의 참 가치는 보다 견고하고 예측가능한 지속성장가능 역량으로 수렴된다. 이는 결국 패션 비즈니스 경영의 효율, 즉 수익과 재고관리 양 축 모두의 적정성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