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 부도 반면교사…신용보험으로 기업 지킨다
2019-03-06서재필 기자 sjp@fi.co.kr
NRCM 통해 휠라코리아 등 가입... 패션 업체들 리스크 자체 관리


화승의 법정관리 여파로 패션업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누구도 제2, 제3의 사태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제는 기업 스스로 신용보험을 통해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납품을 받은 업체가 어음 발행 후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는 등 예상치 못한 지급 불능, 연체 상황이 발생하면 물건을 납품한 업체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해 속을 태우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스크가 상존하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신용보험(Trade Credit Insurance)이다. 최근 규모와 전통을 자랑하던 중견 기업들마저 속절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연쇄 피해가 이어지면서 신용보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업 스스로가 납품 대금에 대한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부실채권 발생 리스크에 미리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물품을 납품하는 판매자가 유통업체 등 구매자 동의 없이 직접 가입할 수 있는 신용보험(매출채권 신용보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신용보험은 납품을 받는 구매 업체의 예상치 못한 지급불능이나 연체와 같은 신용 리스크, 부실 채권으로 인한 매출채권 손실 등을 예방하고 보험금으로 회수하는 금융상품이다.


신영인 NCRM 보험중개 대표


신영인 NCRM 보험중개 대표는 "공급 과잉과 구매자의 협상력이 상승하고 있는 현 시장 상황에서 납품하는 판매기업이 납품을 받는 구매자(유통업체)로부터 담보를 확보하는데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른다"며 "담보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신용보험인데, 구매자(납품받는 업체)의 동의나 고지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기업 스스로가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신용보험은 승인 신용한도 이내에서 부실채권의 최대 90%까지 보험금으로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제품 납품으로 유통사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이 500억원이고, 이 중 승인신용한도가 400억원이라면 400억원의 90%인 360억원까지 최대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 보험료도 담보확보 비용보다 더 낮다.


신 대표는 "신용보험을 통해 기업은 부실채권을 예방하고 매출채권을 보호함으로써 안정적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극적 영업 활동에도 활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 패션 업계에서도 최근 신용보험에 가입하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휠라코리아가 대표적으로 이 회사는 NCRM을 통해 지난 2017년 신용보험회사의 매출채권 신용보험에 처음 가입했다. 홀세일 비즈니스 관련 가입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이미 담보를 확보한 대리점을 제외한 전체 매장에 대한 가입을 진행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법적 제도를 통해 다양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NCRM을 통해 신용보험에 가입했다"며 "실제로 보험을 통해 매출채권을 지킬 수 있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신용보험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기업 활동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선진 시스템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휠라코리아답게 매출채권 신용리스크 관리에도 한 발 앞서 나가는 모범사례"라며 "이번 화승 사태에서도 보험을 통해 매출채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 역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고 부담 가중,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패션 업계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 상대방의 부도 리스크는 당분간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패션 업체들의 신용보험 도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