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브랜드 ‘얼킨’, 우리의 철학은 상생
2019-03-01서재필 기자 sjp@fi.co.kr
이성동 ‘얼킨’ 디자이너


생존을 위해 반드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의 '필환경시대(Green Survival)'가 2019년 글로벌 패션 시장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패스트패션이 환경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업사이클링(Upcycling)' '지속가능(Sustainable)' 패션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 같은 키워드는 국내 패션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블랙야크'에서 전개하는 '나우'부터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레코드', 미국에서 건너온 '파타고니아' 등이 이미 국내에서 지속가능 패션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디자이너 브랜드 조닝에서는 이성동 디자이너가 이끄는 '얼킨'이 그 가치를 이어 받았다. 자신이 가진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사회가 원하는 가치로 풀어내고자 하는 이성동 디자이너를 만나봤다.




◇ 업사이클링 스타 브랜드 등장해야


이성동 디자이너는 2010년 두타 디자이너 컨퍼런스, 강남 루키 콘테스트 등 여러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사회와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2014년 론칭한 '얼킨'이다.


이성동 디자이너는 "내가 가진 재능을 어떻게 하면 이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친구들과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비즈니스를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업사이클링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성이 아쉽다. '얼킨'이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라벨 역시 마니아층들도 생기고 꾸준히 인기가 높아졌음을 느끼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업사이클링 시장이 국내에 대중화되지 못한 탓 같다. 업사이클링 스타 브랜드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냥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회ㆍ윤리적 가치가 소비에 영향을 주는 Z세대들이 '얼킨'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그는 "Z세대들은 지속가능 패션에 나름대로의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얼킨' 제품에 대한 문의부터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알고 싶다는 내용의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 이들의 관심이 대중적 관심으로 확대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얼킨'의 사례는 이미 일부 미대 교수들의 논문과 수업 자료로도 활용될 정도다.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지속가능 패션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얼킨’ 2019년 봄ㆍ여름 시즌 업사이클링 라벨

◇ 디자이너 브랜드 향한 관심 절실


이성동 디자이너는 지역사회 및 아티스트들과 상생하는 그림도 그린다. 신진 아티스트들 또는 미대 졸업생들의 습작을 협찬 받아 '얼킨'의 업사이클링 제품에 접목하고, 그 판매 수익의 일부를 그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로열티만으로도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예술문화기반 소셜벤처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이성동 디자이너의 최종 목표다.


그는 "재능은 있지만 돈이 없어 자기 사업을 접어야만 하는 디자이너들과 작가들이 많다. 이들과 상생하려고는 하지만 우리도 판매 수익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들과 제대로 된 상생을 실천하려면 대중들에게 '얼킨'을 알리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성동 디자이너는 이를 위해 넉넉한 운영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신용보증기금에서 주관하는 '스타트업 네스트사업' 3기에 지원했다. 신보의 스타트업 네스트는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펀딩부터 컨설팅까지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지원사업이다.


그는 "스타트업 네스트를 통해 조달 받은 지원자금을 전부 '얼킨'의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매출도 꽤 늘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림을 협찬해 준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디자이너들 중에는 재능도 있고 매출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나 역시 '얼킨'을 갈고 닦아 대중들에게 우리들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