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vs징동, 럭셔리 브랜드 선택은?
2018-12-05박상희 기자 psh@fi.co.kr
유치 경쟁 치열, 입점수수료 5% 대로 낮아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가 최근 중국인 비하 논란이 일며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불매 운동과 비난 여론이 일며 세계 럭셔리 상품 매출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빠진 것이다. 중국의 럭셔리 상품 소비액은 연간 50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특히 이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럭셔리 상품을 구매하는 중요한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와 이탈리아명품협회인 알타감마재단(Fondazione Altagamma)이 함께 발표한 <럭셔리 상품 디지털 마케팅 연간보고>에 따르면 이커머스가 럭셔리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에 현재의 2배인 12%, 2025년에는 18%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시장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알리바바(좌)와 징동 B.I

◇ 럭셔리 전문 카테고리 구축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자사몰을 오픈할지, 알리바바나 징동 등 이커머스 전문 기업의 플랫폼에 입점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유럽이나 미주 등과 달리 모바일을 통해 성장했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자사몰보다는 티몰, 징동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쇼핑에 익숙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알리바바는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Tmall Luxury Pavilion)'을, 징동은 '탑라이프(Toplife)'를 각각 구성하며 럭셔리 브랜드 대량 영입에 나섰다. 자신들의 플랫폼을 브랜드의 제2의 공식사이트처럼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것이다. 알리바바와 징동은 200~250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업체가 각자 자사 플랫폼에 입점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럭셔리 브랜드가 더욱 유리한 입장에서 입점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들 업체가 럭셔리 브랜드에서 상품 판매 수수료로 받는 비율이 5%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럭셔리 브랜드가 가격 통제권을 쥐고 있는 형상이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의 12~1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국 골든이글백화점 ‘구찌’ 플래그숍

◇ 정품 이미지 vs 방대한 데이터


현재까지는 징동이 앞서고 있는 양상이다. 징동은 이미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전개하는 케링그룹을 '탑라이프'에 유치했다. 그간 정품 판매 이미지를 구축해온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알리바바는 지난 10월 스위스 명품 그룹 리슈몽 산하의 럭셔리 쇼핑몰 '육스 네타포르테(Yoox Net-A-Porter, 이하 YNAP)'와 함께 합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YNAP는 현재 1000여 개가 넘는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 화장품 브랜드 등을 취급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YNAP의 합자회사는 향후 '네타포르테'와 '미스터 포터(Mr Porter)'를 럭셔리 파빌리온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특히 알리바바는 방대한 중국 소비자 데이터와 자체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1인당 연소비액이 60만 위안 이상인 블랙카드 회원이 유효회원 만 명 중 한 명 꼴로, 이들이 연간 이커머스에 지불하는 금액은 최소 300억 위안에 달한다. 데이터와 편의성을 앞세운 알리바바의 전략이 어느 정도 유효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자체 운영 고집하는 브랜드도


다만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럭셔리 브랜드의 거부감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LVMH 산하의 '루이비통'과 케링 산하의 '구찌'는 중국에서 자체 이커머스를 통해서만 핸드백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마르코 비짜리 구찌 CEO는 "자체적인 이커머스가 아닌 입점몰은 럭셔리 브랜드의 독특함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게다가 징동이나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는 가짜가 너무 많아 이들이 운영하는 곳과는 제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안 로저스 LVMH 디렉터 또한 "중국에서는 자체 공식사이트를 통해 성공한 브랜드가 없다며 독자적인 플랫폼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들 말한다"며 "하지만 소비자가 정말 사고 싶은 상품을 공급한다면 어떠한 방식이든 상품을 사고자 할 것이고 LVMH가 중국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