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어디까지 진화했니?
2018-09-21김희정 기자 hjk@fi.co.kr

이제 4차 산업혁명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하나의 거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패션 업계 역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디자인만 유행시켜서는 패션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5일 폐막한 ‘프리뷰 인 서울(Preview in SEOUL, 이하 PIS) 2018’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업체들은 차별화된 원사, 기능성·친환경 소재, 직물, 니트, 패션의류, 부자재, 액세서리,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DTP) 등 섬유 전 영역에 걸쳐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제품들을 개발, 출품했다.


자동온도조절이 가능한 천연 미네랄 복합소재, 음이온·원적외선을 생성하는 헬스케어 소재, 가죽질감을 그대로 구현한 친환경 한지 소재, 그리고 폐기 후 3~5년이면 분해되는 생분해 섬유까지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이 등장했다.


기술의 발전은 소재 개발 단계에서 끝나지 않았다. 완성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인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블랙야크’ 스마트 발열의류, ‘K2’ 스마트 안전의류, ‘데상트코리아’ 스마트 운동슈즈, ‘피에스솔루션’ 자세교정 방석에서 ‘디엘에스’ 발광 LED 의류잡화 등은 올해 하반기 본격 사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 영역을 점점 잠식해가는 현재, 패션 아이템 구매 시 온라인 쇼핑이 갖는 한계를 해결해주는 서비스 개발도 눈에 띈다.

LF는 온라인 가상 피팅 및 커스텀 디자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온라인 쇼핑몰 LF몰에서 올해 말 공식적으로 선보이게 될 ‘클로(CLO)’는 고객이 쇼핑몰 내 서비스 화면 접속 후 신체 사이즈를 입력하면 아바타를 통해 자신의 예상 착장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가상 피팅 서비스다. 이를 통해 LF몰은 고객들에게 실제 착장 시 주름과 핏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온라인 쇼핑몰 이용에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조조타운의 신체 사이즈 측정용 바디수트 ‘조조슈츠’로 측정한 신체 사이즈는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기성품과 구매자의 몸을 매칭해주는 서비스에서 나아가 입는 것만으로 신체사이즈 측정이 가능한 옷이 개발돼 자신의 신체 체형에 더욱 가까운 옷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온라인 의류 쇼핑몰 조조타운이 작년 말 출시한 ‘조조슈츠(ZOZOSUIT)’는 신체사이즈 측정용 바디슈트로 검은 바탕에 흰색 도트 패턴으로 디자인된 전신 타이즈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360도 촬영하면, 착용한 사람의 가슴둘레, 엉덩이, 팔, 다리 등의 신체 24곳의 사이즈가 흰색 도트에 의해 자동으로 측정된다.

이로써 소비자가 본인의 체형에 가장 가까운 기성복을 구매할 수 있게 돼 온라인 쇼핑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슈픽’ 앱으로 발을 촬영하면 3D 모델링과 함께 정확한 사이즈를 알 수 있다.


의류 뿐 아니라 신발도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어려움을 겪는 제품 중 하나이다. 발 사이즈 매칭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슈픽’은 이러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해 준다. 간단한 설문을 통해 나에게 맞는 신발 사이즈를 추천해주고, 휴대폰 앱으로 발을 촬영하면 더 정확한 사이즈를 측정해준다.

‘슈픽’ 앱으로 발을 촬영하면 3차원 그래픽 모형으로 저장시키고, 발의 정확한 사이즈와 발등, 볼의 면적까지 확인할 수 있다. 촬영 후에는 앱에서 해당 사이즈에 맞는 각 브랜드의 제품을 함께 추천해 소비자가 각 브랜드 별로 사이즈를 가늠해볼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스니커즈 브랜드 ‘마더그라운드’, ‘언노운’, ‘콜카’, ‘펠라스1932’ 등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푸마X아더에러’ RS모델


기술 개발은 브랜드의 다양한 콜래보레이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 ‘아더에러’는 ‘푸마’와 협업 신발을 출시했다. ‘푸마X아더에러’는 미래(future)와 레트로(retro)라는 상이한 주제를 결합한 ‘퓨트로(Futro)’를 주제로 제품을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아더에러’는 브랜드 특유의 위트를 가미해 협업 모델 ‘푸마’ RS를 선보였다.

‘푸마’는 1986년 실제로 신발 뒷축에 부착된 포트형 장치를 컴퓨터에 케이블로 연결해 러너의 이동 거리 및 소모 칼로리를 측정할 수 있는 스니커즈를 개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제품을 ‘아더에러’가 현재의 관점에서 새롭게 탄생시킨 것. RS 초기 모델에 달린 케이블 포트와 버튼은 사라지고 미래지향적인 형태와 컬러 플레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패션업계 디지털 혁신 바람에 부응해 한국패션협회는 오는 10월 11일 ‘패션, 기승전 디지털’을 주제로 서울 양재동 엘타워 6층에서 글로벌패션포럼을 개최한다.

올해로 제11회를 맞이한 글로벌패션포럼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후원으로 한국패션협회가 국내 패션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매년 관련 기업들과 함께 패션 산업의 최신 이슈를 논의해오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포스코ICT, LF, 잘로라, 무신사 등 국내외 ICT, e커머스 전문가들이 참석해 패션의 디지털화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패션 기업의 발전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한국패션협회로 문의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제11회 글로벌패션포럼이 내달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글로벌패션포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