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시대, 패션 비즈니스 모델이 진화한다
2017-10-01정인기 기자 ingi@fi.co.kr
아이템별 전문 브랜드 주목, 소싱 인프라 기반

SNS 통한 소비자 공감 마케팅 핵심 경쟁력으로
B2B와 B2C 강점 결합한 비즈니스모델 각광


# 캐주얼 브랜드 A는 최근 성수동 핫플레이스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별다른 홍보가 없었지만 주말 이틀 동안 5만원 상당의 티셔츠를 6000여 명이 구매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올해 3년차인 이 브랜드는 한남동과 홍대상권에 2개 오프라인 직영점을 운영중이고, 대부분 온라인 자사몰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는 64만명에 이른다.


# 신발 전문기업 B사는 연간 60억원의 홀세일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 디자인해서 중국 푸젠성 진장에서 생산해 한국 편집숍에 B2B로 판매하고 있다. 6개월 전에 수주와 동시에 50% 대금을 받고 생산에 투입함으로써 높은 이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B2B로 검증받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량을 추가 발주하고 이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B2C로 판매하는 등 B2B와 B2C를 병행하고 있다.


# 국내 스웨터 제조로 잘 알려진 C사는 올해 홈쇼핑에서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유력백화점과 제휴해 16개 점포에서 스웨터 전문 브랜드를 판매중이다. 디자인기획과 생산은 C사가 책임지고, 유통망 구축과 판매, 마케팅은 백화점이 책임지고 있다.

리테일 시대, ‘패션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
온오프 편집숍이 국내 패션유통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무신사, W컨셉, 29cm등 유력 편집숍에 입점하려는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상품도 ‘토털’이 아닌 자신있는 특정 아이템에 집중함으로써 전문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위 ‘C’사가 L백화점과 공동으로 전개중인 스웨터 전문 브랜드는 성수기에 월 2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케팅도 SNS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에 의한 자발적인 확산(share)를 유도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A’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이 두 곳에 불구하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64만명에 이르는 스타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사용자들의 공감에 의한 구매가 일반화되면서 판매 채널이 다원화되고 있다. 모바일 채널이 대두되면서 ‘브랜드=전문성’이 중요해졌고, 아이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프로모션 기업이나 제조 기업도 브랜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발 전문기업인 B사는 10개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초기에는 온라인 B2C로 성장했지만, B2B 사업 비중을 늘려나갔다. 브랜드별 차별화된 상품기획력과 탄탄한 중국 소싱력을 기반으로 ABC마트와 레스모아 등 국내 신발 멀티숍에 상품을 공급하는 B2B 사업을 병행했다. B2C와 B2B 사업의 강점을 더하면서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

B사 대표는 “국내 온라인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민감해서 급변하는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는 다양성이 부족하고, 유럽에서 수입되는 브랜드는 공급 가격이 높아서 대중화에 한계가 있다. 직수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기획력과 중국 제조공장을 연계함으로써 바이어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고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해외 홀세일, 글로벌 직구플랫폼도 부각
글로벌 사업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주목된다.

과거에는 국내기업이 직접 진출해 사무실을 개설하고 직접 매장을 관리하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직구 플랫폼과 B2B 홀세일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사드정국’ 영향으로 한국기업의 중국 내 사업이 더욱 위축받고 있지만 중국 파트너를 통한 B2B 사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신성통상은 관계사 에이션패션과 함께 ‘지오지아’‘올젠’‘폴햄’ 등 자사 전 브랜드를 중국 웨이핀후이(VIP.com) 직구 플랫폼에 입점시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 가동중인 니트, 면바지, 다운점퍼, 셔츠, 가방 등 직영 공장을 최대한 활용해 파워풀한 온라인 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신성통상과 웨이핀후이 한국법인 경영자들은 최근 양사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웨이핀후이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유력 패션기업과 직거래를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동광인터내셔날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난닝구닷컴’은 올해 VIP.com에서만 1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입점한 ‘스위브’도 올 가을에는 월 3~4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 온라인마켓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직구 플랫폼 ‘샤오홍슈’에는 한국의 ‘젠틀몬스터’‘인디브랜드’‘스위브’‘W컨셉’ 등이 입점해 있다. 이들은 아이템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폭넓은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판매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한국기업은 브랜드 기획과 제조업에 강하다. 반면 중국은 ‘화상’이라는 상징적인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상술에 뛰어나다. 최근 중국 패션시장에는 쇼룸을 운영하는 세일즈랩의 활동이 활발하다.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매력적인 홀세일 가격을 갖춘 브랜드라면 이들을 통한 B2B 모델이 적합하다. 웨이핀후이, 샤오홍슈 등 직구 플랫폼은 최소 투자로 높은 효율이 가능하다”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