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리 그룹, 홍콩 증시서 최종 상장 폐지
2017-08-11박상희 기자 psh@fi.co.kr
이커머스 흐름 외면…시총 3분의 2 증발
바이리 매장 전경


바이리가 결국 상장 폐지를 피하지 못했다.

2007년 5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바이리그룹은 올해 4월 상장 폐지 결정을 받은 후 7월 27일 최종 상장 폐지됐다. 최종 시가총액은 531억 홍콩달러(7조7000억원)로 정점이던 1500억 홍콩달러(21조7500억원)에 비해 3분의 2가 날아갔다. 바이리그룹은 왜 이렇게 됐을까.


‘신발왕’의 등장
1992년 창립된 바이리는 자산이 200만 홍콩달러(290억원)인 공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15년 동안 브랜드를 전개하며 쇼핑몰과 로드숍을 중심으로 활발히 영업한 끝에 2007년 홍콩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중국의 가장 큰 신발기업으로 자리잡은 바이리그룹은 ‘벨르(Belle)’ ‘스타카토(Staccato)’ ‘조이&피스(Joy&Peace)’ ‘타타(Tata)’ ‘틴믹스(Teenmix)’ ‘센다(Senda)’ ‘바스토(Basto)’ ‘밀리스(Millie’s)’ 등의 자체 브랜드와 ‘바타(Bata)’ ‘클락스(Clarks)’ 등의 라이선스 브랜드 등 도합 14개의 신발 브랜드를 전개하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특히 2013년에는 시가총액이 1500억 홍콩달러를 넘어서며 ‘신발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렇게 바이리그룹은 중국 여성 신발 산업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왔다.

적극적인 확장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2009년에 신규 매장이 681개,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 매년 추가되는 매장이 1500개에서 2000개에 달했다. 특히 2011년에는 단 이틀 만에 매장을 오픈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매장이 확대됐다. 그 결과 ‘여성이 있는 곳에 바이리 있다’ ‘바이리가 없는 백화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모든 백화점과 쇼핑몰에 바이리 매장이 들어섰다. 모든 연령층을 포괄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매장 증가로 황금기를 맞았지만 이러한 무분별한 매장 오픈은 바이리의 매출 증대의 원동력인 동시에 쇠락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2015년 기점으로 실적 주춤
월스트리트차이나(wallstreetcn)에 따르면 최근 중국 리테일 산업은 침체기다. ‘신발왕’이리고 불리던 바이리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2012년 바이리의 순이익 성장률은 2%로 줄었고, 2014년 들어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장 오픈도 876개에 달했다. 하지만 2015년 바이리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8.5% 감소했고 순이익은 상장 9년 만에 처음으로 대폭 추락, 위기를 맞게 된다. 또 확장일로이던 오프라인 매장수도 처음으로 366개가 줄어들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바이리가 다양한 전략을 시도했지만 매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5월 발표된 홍콩 증시 상장 폐지 직전 마지막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월말 기준 바이리그룹의 매출은 417억위안(6조8800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상승했다. 반면 순이익은 24억위안(3960억원)으로 전년대비 18% 하락했다. 매장 수 역시 700개 줄어 하루에 2개꼴로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리 퇴출은 백화점 시대의 종말?
바이리그룹의 실적이 정점을 찍었을 때 전혀 다른 세력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이커머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바이리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위주로 사업을 이어갔다.

성바이쟈오 바이리 CEO는 “바이리가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내 책임이 크다”며 “온라인과 SNS 등에 익숙하지 않아 명백한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을 기반으로 황금기를 구가한 ‘신발왕’ 바이리가 증시에서 퇴출되는 것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시대가 막을 내린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커머스 시대에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시장에서 버림받은 바이리가 어떤 전략을 통해 눈부셨던 과거로 회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출처 : 방직복장주간
번역 : 유효만 정리 : 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