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어느새 産業이 되었네
2017-07-06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이제야 온라인 바이럴에 익숙해졌는데..."
롯데홈쇼핑 모델로 활약하는 71세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이제 이 시크릿 에이지로 기미랑 탄력을 동시에 잡아주는 거여. 느그덜 필요한 대로 짜서 쓰믄 되야.”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긴 하지만 그저 평범하고 친근한 외모의 동네 할머니가 빅3 유통사의 TV홈쇼핑 모델로 등장한다. 할머니가 판매하는 물건은 무려 화장품이다.

우리 나이로 칠순을 넘긴 박막례 할머니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구독자수 27만명을 거느린 유튜브 스타다. 할머니의 동영상이 올라갔다 하면 조회수 10만은 기본, 많을 때는 90만회를 넘긴다.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이 ‘할매’는 나만 예뻐해 주는 외할머니와도 같은 친근함으로, 유튜브에서 익히 보지 못했던 신기한 캐릭터로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71세 할머니, 홈쇼핑의 막힌 속을 뚫어주다

롯데홈쇼핑은 발 빠르게 박막례 할머니를 스카우트(?) 했다. 동영상 ‘막례쑈’를 제작해 홈쇼핑 방송은 물론 SNS에 노출 시킨 것. 관련 동영상은 조회수 140만을 넘어설 만큼 이슈가 됐고 실 매출도 함께 뛰었다. 동영상에 소개된 ‘이데베논 앰플’은 전주 방송 대비 주문액이 34%, ‘시크릿 에이지 기미크림’ 주문액은 5%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생방송 시청률 하락과 젊은층의 외면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TV홈쇼핑 업계에게 문제해결의 단초를 주었다는 점은 단기 매출상승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과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분석한 결과 실제 ‘막례쑈’로 인해 2030 연령대의 시청자 비중과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데논 앰플’과 ‘시크릿 에이지 기미크림’의 일반 방송 주 시청 연령대는 40~50대이지만 ‘막례쑈’ 방영시에는 18~34세가 전체 시청자의 40~60%를 차지했다. 해당 제품의 2030세대 구매율 또한 20% 증가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가 대형유통에서도 매출파워를 발휘하게 되면서 ‘유사 연예인의 장사’ 정도로 치부됐던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산업화의 길을 빠르게 걷고 있다. 국내외에서 인플루언서와 일감을 매칭해주는 전문 매니지먼트사도 늘고 있고 전문 광고 프로세스도 등장했다.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 회사들은 기업이 보다 쉽게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익모델을 제안한다. 예전에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플랫폼에 오른 동영상에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한다. 대표적인 곳이 CJ E&M의 ‘다이아티비’다. ‘다이아티비’는 기업의 마케팅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인플루언서를 등장시킨 콘텐츠를 만들어 제안하고 있다. 브랜드나 상품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는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상품의 기능이나 특징을 강조한 제작 광고여서 특정 타깃을 공략하기에 효과적 수단으로 꼽힌다.


◇ 패션기업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산업으로 인식하는가 

현재 패션 업계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크리에이터형 보다는 비주얼과 대리 소비에 집중한 모델형 인플루언서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화장품에서 출발한 콘텐츠는 여성 의류와 액세서리, 육아, 취미로 세분화되며 타깃 마케팅이 용이해졌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출발점인 온라인 소호몰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오프라인 유통이 주력인 기업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선 예는 찾기 힘들다.

성공한 수익 모델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리안뉴욕’ ‘팝스에비뉴’ 등을 전개하는 여성복 전문기업 이니플래닝의 최근 행보는 주목할 만 하다. 이니플래닝은 올 4월 트리버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지난달  비디오 커머스 쇼핑몰 ‘에스앤스타(snstar.co.kr)’를 론칭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트리버스는 연예 기획과 소속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비디오커머스 등 MCN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에스앤스타’의 운영 방식은 트리버스 전속 이나 파트너 크리에이터 중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최소 1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해당 팔로워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이니플래닝이 아이템을 기획, 제작, 또는 매입해 인플루언서에게 제안하면 인플루언서는 각자 개성 있는 스타일링으로 팔로워에게 홍보하고 이렇게 일으킨 매출의 일정비율로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마케팅과 유통 비용의 절감 방안이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으로 구현된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맞춤형 콘텐츠 제작해 기업 니즈 파고들어

앞서 ‘다이아티비’는 폭넓은 분야에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성공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오픈마켓 ‘G마켓’과 함께 중소기업 상품을 소개하는 ‘쇼핑 어벤G스’ 캠페인을 진행해 화제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캠페인에는 대도서관, 밴쯔, 씬님 등 12명의 다이아티비 소속 크리에이터가 게임, 뷰티, 푸드 등 분야별 콘텐츠를 3주에 걸쳐 방송했다.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크리에이터의 개성과  스토리를 담아 호응을 얻었다. 허팝은 자신이 추천한 스마트폰 방탄필름의 내구성과 강도의 우수함을 보여주기 위해 사포, 망치, 칼 등으로 실험을 하며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기도 했다. 윰댕이 소개한 고데기의 경우 소개 직후 G마켓 베스트셀러 랭킹에 진입하는가 하면 영상 공개 후 관련 상품이 6000개 이상 판매됐다. 그 밖의 해당 상품도 모두 캠페인 전과 비교해 평균 6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고 특히 20대 구매량은 전주 대비 30배 폭증했다.

다이아티비는 올해 파트너 크리에이터 2000팀을 발굴할 계획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이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서 영향력이 큰 개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말한다. 제품이나 브랜드, 기업의 홍보, 판촉부터 부가사업, 이미지 메이킹까지 다양한 유무형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