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조명 Ⅱ
2014-07-21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현대사는 삶의 편의가 대중화 되는 과정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너무나 당연한 개념을 쟁취하고 사물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역사는 대부분 100여 년에 불과하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가장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을 위한 의, 식, 주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게 된 것도, 자동차 같은 이동 수단이나 전기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가전 제품의 편리함이 대중화 된 것도 20세기에 들어서였다.


현재 평범한 듯 보이는 사물들이 때로는 왜 그렇게 고급스러운 아우라를 풍기는지, 조금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생활 방식을 상상해 보면 그 이유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조명의 역할이다.


전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빛 또한 부와 권력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평범한 노동자들은 해가 지면 빨리 잠들어야 했고, 귀족들의 성에서나 샹들리에 같은 휘황찬란한 조명기구에 일일이 불을 밝혀 밤의 유흥을 즐길 수 있었다.


어느 시대극 영화의 한 장면에서 파티 준비를 위해 거대한 샹들리에를 바닥으로 내려 여러 명의 하인들이 달라붙어 수 십 개의 촛대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보면서 샹들리에가 가진 부와 권력의 상징성이 크게 다가오기도 했다.


샹들리에는 프랑스어의 샹델(Chandelle:양초)에서 비롯된 말로 본래는 초를 세우는 기구(촛대)라는 뜻이었으나 지금은 장식효과를 주목적으로 한 조명기구의 명칭이다.


라틴어 칸델라브륨(Candelabrum)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는데,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촛대 캐릭터 같이 여러 개의 가지가 달린 촛대 또는 고대에는 ‘매단 등’으로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즉,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기름을 넣은 큰 쟁반을 천장에서 늘어뜨린 기능 위주의 것이었으나 가지가 많은 촛대와 천장에 매단 등의 형태가 합쳐지면서 비잔틴 시대로부터 점차 실내장식 포인트의 하나로서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샹들리에의 형태는 17세기 후반쯤 등장하게 된다. 나무와 청동에 크리스탈로 치장하여 한층 더 장식적 효과를 높인 것이 사용되었으며, 금속, 유리, 도기 등 다양한 재료에서부터 현대에 들어서는 플라스틱으로의 변화, 촛불에서 백열전구로 바뀌면서 안전성이 증가됨에 따라 더욱 화려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현재까지도 샹들리에는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필요로 하는 장소, 격식을 중시하는 궁전이나 극장, 호텔의 로비, 연회장 등에 많이 사용된다.


패션쇼에서도 때로는 고전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샹들리에를 무대의 배경으로 사용한다. 빛을 반사하여 더욱 화려한 빛의 일렁임이 표현되는 크리스탈 샹들리에부터 사슴뿔을 얼기설기 방사형으로 엮은 모양의 샹들리에, 꽃으로 장식을 한 샹들리에 등 어떠한 장식을 하는가에 따라 각 문화권과 역사의 특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