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대국 전락한 일본, 아베노믹스 심판대 올라
2014-03-10김숙이 일본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김숙이 칼럼



 



일본은 연초부터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로 술렁이고 있다.



재무성이 발표한 2013년 무역통계에 따르면11조4745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최대였던 2012년의 6조9410억엔을 65.3% 정도 웃도는 수치로 엔화약세 추세와 원자력발전소 정지로 인한 원료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월의 무역수지는 2조79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1월보다 1조엔 이상 늘어, 1979년이후 최대 규모로 19개월 연속적자 기록을 갱신했다.



수출입 내역을 보면, 지난 3년 동안 연간 수입액은 60.8조엔에서 81.3조엔으로 33.7% 증가한 반면, 연간 수출액은 67.4조엔에서 69.8조엔으로 3.5%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2012년말에 출범한 아베 정권은 디플레이션에서의 탈피를 모토로 엔저를 기반으로 한 아베노믹스(아베총리의 경제 정책)로 무역수지에서 'J커브' (J-curve) 현상을 기대했다. 즉 엔저로 인해 초기엔 수입품 가격이 올라 무역적자 증가를 가져오나, 일정기간 후에는 수입품 가격 상승에 따라 수입품 소비가 줄고 일본 수출품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무역수지가 개선되며 J자형 곡선으로 회복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일본 경제 구조의 변화로 엔저 현상으로 인한J커브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J 커버 현상이 실종된  가장 큰 이유는 올해 4월에 실시될 소비세 인상,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 가전 제품의 경쟁력 저하 및 제조업체의 해외 이전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소비세 증세 이전 소비수요 대책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통신 기기, 가전제품과 의류 등의 생필품 수입이 늘어었으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전년대비 17.4% 증가했다. 반면 수출액은 9.5% 증가하며 11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미국과 유럽 시장의 자동차 수출이 호조였다.



그러나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 분야에서 일본 가전 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많이 저하되었고, 일본 국내 제조업체들의 해외 생산체제가 진행된 결과로 보인다.



◇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적자는 반일 감정 때문?
 
대중 무역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경제 구조 개혁에 따른 내수 침체 및 설비 투자 수요 변화 등으로 인한 감소도 있었지만, 중국에서 반일 시위가 거세지면서 일본 자동차에 대한 수출 감소가 두자릿수로 이어지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나 감소했다.



특히 어패럴 분야에서는 T셔츠나 니트류 등의 계절 상품이나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은 중국보다 저비용 아시아 국가 지역으로 생산 거점이 이관되고 있다.



일본의 의류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71.5 % (2012 년 74.4 %)로 아직 중국 의존도가 높았으며 이 수치는 고스란히 무역수지적자에 반영되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의 점유율은 베트남 8.6 % (동 8.2 %), 미얀마 3.0 % (동 2.2 %), 인도네시아 3.0 % (동 2.2 %) 등으로 탈 중국화가 확대되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2년간 무역 흑자를 유지해 온 일본, 수출대국, 모노즈꾸리의 일본은 이미 옛말이 되어 버렸다. 아베 정권이 출범한지 1 년 남짓, 버블 붕괴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디플레이션이라는 함정에 빠진 일본은 2013 년, 1년간 주가가 5 % 이상 상승했으며, 엔화 약세에 의해 수출기업은 한숨 돌린 상태이다.



아베노믹스는 경제수치면에서는 성공하는 듯 보이며, 해외에서도 아베 총리의 저돌적인 경제 부흥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고 향후 방향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적자에서 보여지듯이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가 취임했을 당시,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 언론에서는 '강경파'가 돌아 왔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말 야스쿠니 참배와 다보스 포럼에서는 독일과 영국 관계를 언급하며,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암시한 발언 등으로 현실화 되어버렸으며,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고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의 수출 능력 회복이 절실히 필요하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를 내세운 탑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으며, 일본 기업의 해외 인프라 수출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사업구조를 개혁하고 부가가치를 높인 제품개발 등이 요구되어지며, 이것이 결여될 경우, 국내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각심까지 펴져 나가고 있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해 외교 관계 재정립이 요구된다.



국익 차원에서 서로 이용하고 실리를 챙기는 냉철한 실용주의 외교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저 현상으로 수출이 점차 회복 될 것이다”고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로 아베노믹스가 활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에서는 GDP의 2배가 넘는 장기 부채를 안고 있으며, 국채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소화하고 있다. 위기의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패는 오는 4월의 소비세 인상 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