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도레이’ 성공사례 의미는?
2013-11-18정인기 기자 ingi@fi.co.kr
데스크 칼럼 - 정인기 부장




섬유·패션 업계의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섬유의 날' 행사가 지난 11일 거행됐다.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단일 업종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다. 산업화 초기 단계인 당시로는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에서 출범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27회라는 연혁이 말해주듯 국내 섬유산업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섬유 소재와 OEM 봉제품 수출이 중심이던 시대에서 내수 패션시장 중심으로 축이 이동됐다.



내수 패션시장은 35조원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최근에는 아웃도어 스포츠 마켓만 6조4000억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대형 시장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강세를 띄고 있는 SPA 기업들도 한국은 아시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교두보로 설정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이러한 중심축 이동과 달리 국내 섬유산업 정책 시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 안타까움을 피할 수 없다.



당장 지난주 치러진 섬유의날 정부 포상(국무총리 표창 이상)만 보더라도 2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소재업체 종사자였다. 말로는 패션산업 육성을 외치지만 정작 지원 정책이나 포상 등은 소재 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세계적 브랜드 육성해 섬유산업 키워야



일본 ‘유니클로’는 올해 12조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등과 더불어 세계 패션시장을 좌우하고 있고, 오너인 야나이 회장은 세계적인 갑부 대열에 올라 있다.
이러한 ‘유니클로’의 성장에는 도레이와 같은 일본 소재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절대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도레이는 우수한 소재를 대량으로 개발, 생산해 ‘유니클로’에 공급하고, ‘유니클로’는 규모의 경제 활동을 통해 일본 소재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에 산재해 있는 일본계 의류 제조업체도 ‘유니클로’를 비롯한 일본 패션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미쓰비시와 마루베니와 같은 종합상사 또한 패션과 의류제조, 소재 등 스트림 간 협력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섬유·패션 산업은 내수 시장 초창기 대형사 중심의 수출기업과 재래시장과 디자이너 중심의 군소 내수업체 간 불균형으로 인해 교류가 거의 없었다.



근래 스트림 간 협력에 대해 서로 필요성은 외치고 있지만,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거래 관행' 탓에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 일본 'JFC'에서 미래 방안 배워야



최근 부산에서는 '한·중·일 패션산업 협의회'가 열렸다. 여기에 참석한 일본측 대표는 'JFC(Japan Fashion Council)'로 통합된 새로운 단체로 명함을 내밀었다.



소재와, 디자이너, 어패럴, 브랜드, 유통 등으로 분산돼 있던 단체들이 하나로 통합 발족한 것이다. 섬유·패션 산업 특성상 스트림이 길고 상호 협력이 절실한 만큼 상호 긴밀한 협력을 위해 하나의 단체로 통합했다는 것이 JFC측 주장이었다.



이들이 언급한 것처럼 지금은 업종 간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나 혼자 살겠다는 식으로 협력업체를 내몰아서는 절대 생존할 수 없다. 최근 '고통 분담금'이란 명목으로 협력업체들에게 '돈'을 받아낸다는 중견 패션기업 관련 소식은 우리 패션업계가 공동으로 반성하고 척결해야 할 관행이다.



◇ 패션기업에서 수장 맡아야



내년 2월이면 새로운 섬산연 회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이미 몇몇 기업 오너들이 공공연히 차기 회장 자리를 거론하고 있다.



새로운 섬산연 수장은 섬유·패션 업계를 아우르면서 산업 발전을 위한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 본인의 명예나 자사의 사사로운 이해 관계를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면, 산업 발전을 위해 재고해 달라는 것이 업계 염원이다. '콘텐츠 육성을 통한 창조경제 발전'이란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서 알 수 있듯 패션산업은 분명 미래형 산업이다.



글로벌 마켓에서 생존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섬유·패션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스트림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차기 섬산연 수장은 이에대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