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다운 전쟁…올 겨울 누가 웃을까

2013-11-04 김우현 기자 whk@fi.co.kr

전 복종 다운에 올인…전체 물량 무려 1000만장 육박




빈폴아웃도어 모델 수지, 김수현



가을 장사를 허송한 패션업계가 올 겨울 다운 제품 판매에 사활을 걸고 벌써부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시장의 강자인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이고 스포츠·골프웨어·여성복·캐주얼 등 복종 불문하고 다운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추동 시즌 매출이 1년 농사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만큼 이번 기회에 다운 물량을 늘려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해 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공중파·케이블을 넘나드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과도한 TV-CF와 엄청난 물량 공세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즌 다운 제품 생산 물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 1000만장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많은 곳은 K2코리아로 「K2」 70만장, 자매 브랜드인 「아이더」 30만장 합쳐 무려 100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2만장을 생산한 「블랙야크」는 올해 50만장으로 늘렸고, 「네파」가 55만장, 「코오롱스포츠」가 45만장, 「밀레」는 지난해 25만장에서 올해 41만장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블랙야크의 경우 계열 브랜드인 「마운티아(7만장)」와 「마모트」 물량까지 합하면 60만장을 넘어서고, 네파는 계열 「이젠벅(8만장)」 「오프로드」 「엘르아웃도어」 물량까지 합하면 70만장, 밀레는 「엠리미티드(19만장)」를 합할 경우 60만장 규모에 이른다.



좀처럼 물량 밝히길 꺼려하는 「노스페이스」가 족히 50만장은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고, 여기에 스포츠·골프웨어·여성복·캐주얼 브랜드까지 합하면 올 겨울 다운 물량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해 다운 점퍼로 히트를 친 아디다스가 올해 물량을 40만장으로 늘리면서 가격대를 19만원에서 60만원 대까지 다양하게 풀어 또 한 번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라푸마 모델 고준희, 유아인


◇ 신상품 내놓자마자 세일 악순환



중견 업체들의 다운 물량 공세도 만만치 않다. 패션그룹형지와 세정이 다운 물량을 전년대비 40%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현, F&F, 신원, 인디에프, 인동FN 등 여성복 전문업체들도 피팅감이 살아 있는 패셔너블한 다운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홈쇼핑 업계도 디자이너와 콜래보레이션한 다운 스타일과 자체 수입 브랜드 패딩을 연일 방송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GS샵과 CJ오쇼핑은 지난 주말 방송에서 30분에 5억원씩 다운 제품을 팔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 초반부터 물량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신상품을 출시하자마자 세일에 들어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코오롱스포츠」가 10% 세일에 들어가자 다른 브랜드도 속속 뒤따르는 모습이고, 일부 브랜드는 품목별 세일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가격인하 외에도 사은품 증정, 상품권 끼워팔기 같은 판촉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침으로써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좀처럼 세일을 하지 않는 「노스페이스」 조차 사입 대리점에게 자율적으로 30~50% 가격인하를 허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엄청난 물량을 생산했는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현금 유동성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입고된 물량에 대해 협력업체에 익월 현금결제를 해온 브랜드들이 어음으로 대체하거나 결제일을 미루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이번 시즌 다운 물량을 50만장 가까이 생산하다보니 한 달 협력업체에 결제할 금액이 300억원 규모에 달하는데 판매가 신통치 않으면 제때 지급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면서 “매출 쏠림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수록 하위권 브랜드의 경영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과잉 생산으로 촉발된 올 겨울 다운 전쟁에서 과연 누가 최후에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