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충격
2013-06-13고학수 객원기자 기자 marchberry@naver.com
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세상은 관성에 의해 어제와 같은 삶이 오늘도 지속된다. 여기에 갑자기 ‘쾅!!’ 충격이 가해진다. 이 충격에 환호하며 반응하는 작용과, 어제와 같은 오늘을 유지하고 싶은 세력의 반작용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러나 이 새로움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가속도가 붙으면서 새로운 유행이 일어나고 세상은 약간의 방향을 틀어 계속 움직여간다.
이렇듯 뉴턴의 세 가지 운동법칙인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역학(力學)뿐 아니라, 사회 체제 변화나 인간의 감성에 영향을 받는 유행의 변화에도 적용된다.



패션계에도 위와 같은 운동 법칙에서 중요한 지점에 작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충격을 주는 사람과 그 충격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필요하다. 새로움을 제시하여 어떤 충격을 일으키는 사람을 패션 디자이너라고 한다면, 그에 빨리 반응하는 무리가 트렌드 세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성의 법칙에 안주하고 싶어하며, 새로움에 두려움을 느껴 거부하다가 뒤늦게 새로운 흐름에 몸을 맡긴다.



그런데 세상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다고 평가되는 과한 시도는 외면 받는다. 결국 적절한 충격의 강도와 사회 분위기, 대중이 받아들일 반응 등을 계산해야 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디자이너들의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자신은 유행에 관심 없고 단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뿐이라는 말이다. 결국 두 가지 태도가 다 개체화 되어야 한다. 예술가도, 패션 디자이너도 똑똑한 사람이 살아 남는 시대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 성장에 탄력 받은 디자이너가 톰 브라운이다. 2003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론칭 이후 10여년 만에 세계적인 남성복 디자이너로 성장한 그는 고루한 법칙에 얽매여 변화를 허용하지 않던 남성복 시장에서 비례 변화를 통한 유머(하이웨이스트로 배는 가리고 발목은 드러내는 짧은 바지, 튀어나온 배도 귀엽게 만드는 약간 작은 듯한 재킷)로 작지만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그가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더 강한 충격을 사람들에게 주기 시작했다. 실용적 의상으로 가득 찬 뉴욕 컬렉션에서 행위 예술 같은 패션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전략은 파리였다면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인체를 왜곡하는 패션은 주목 받기 쉬운 아이템이다. 패션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불편이라도 감수할 패션 피플들의 우스꽝스러움을 부각시키려고 했던 것일까? 톰 브라운이 말하는 완벽한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변형된 의상들과 연극 무대 같은 연출, 남성복에 비해 더 큰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여성복 등의 조건이 결합된 그의 브랜드는 당분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