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개발 위해 CEO의 열린 마인드 필요
2013-04-10 김성호 기자 ksh@fi.co.kr
데스크 칼럼 - 김성호 부장
지금 전국 상권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다. 특히 가두 상권에서는 더욱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패션·커피·화장품 등 수많은 업종의 브랜드가 주요 매장을 사이에 두고 뺏고 빼앗기는 혈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주요 상권의 우수 매장 수는 한정돼 있다.
이러한 한정된 매장을 놓고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 벌이다 보면 결국 싸움 당사자들은 온몸에 생채기가 나게 된다.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싸우지 않으면 생기지 않을 추가 부동산 비용과 대리점주 특혜까지 제공해야 된다.
이렇게 어렵사리 매장을 확보하더라도 이들 매장들은 매출은 나올 수 있겠지만 결국 고비용 구조로 인해 비효율 매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상권 개발자라면 이처럼 기존의 매장을 놓고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가 이어지는 만큼, 열악한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권 개발자는 기존 매장을 두고 싸움하는 우물안 개구리식의 태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상권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러한 시도를 위해서는 회사 경영진의 마인드 변화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진들은 매장 개설 담당자의 신규 오픈 대상지 를 결정할때, 주변에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부터 물어본다. 주변에 자사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높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브랜드가 있을 때 개설을 허락한다.
경영진이 이러한 방식을 고집하다 보면 담당자는 늦어지는 결재 타이밍 때문에 적절한 시간과 목표를 놓치고 무리하게 매장을 열게 된다. 이렇게 연 매장은 비효율 매장이 돼 오히려 회사에 짐이 되는 사태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업계는 매장 개설시 이미 활성화된 기존 상권이 아니더라도 인구 수와 차량 수, 고객 수준과 연령, 고객 동선 흐름과 구매 객단가 등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합격점이 나오면 때론 과감하게 오픈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보지 못한,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매장이 때론 가장 이익이 높고 효율이 높은 알짜 매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도전으로 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다. 청원 나들목 상권, 경기 구리 삼패사거리 상권, 경남 진영 나들목 상권 등에 있는 매장들은 각 브랜드별로 전국 상위권 매출을 일으킨다.
휴게소 상권도 마찬가지다. 전국 상위권 매출을 일으키는 영동 고속도로변의 덕평 휴게소 상권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처음 이들 상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상권 개발자들은 이 상권에 정통한 부동산 관계자, 대리점주들과 함께 전문적이고 철저한 분석 후 ‘되겠다’는 긍정적 예측에 이르렀고, 이후 관계자들을 설득해 오늘의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패션 업종은 타 업종과 달리 브랜드 단독으로 있을 때보다 여러 브랜드가 한데 몰려 있을 때 매출이 더 나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불변의 원칙은 아니다.
특히 아웃도어 브랜드나 일부 어덜트 브랜드 매장의 경우 타 브랜드와 함께 있지 않은데도 단독으로 전국 상위권 매출을 일으키는 곳이 많다.
더구나 이곳은 상권이 활성화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각종 비용이 저렴해 알짜 매장인 경우가 많다.
사업이든 일반 생활이든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기 힘들다. 상권 개발 분야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기존 관습대로 기존 매장을 놓고 뺏고 빼앗는 것만을 반복한다면 수익성 높은 좋은 매장을 얻기 어렵다.
정확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새로운 상권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진정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일각에서 차량 통행이 많은 주유소 부지를 새로운 패션 상권으로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이다. 이들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