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훨훨 날아오를 토종 특피, 기대하세요”

2013-03-22 김하나 기자 khn@fi.co.kr

장어가죽 브랜드 「소쿱」 「뽐므델리」로 핸드백 시장에 활력






정희윤 대표는 매장 기획부터 집기 선정까지 손수하는 걸로도 모자라 시공에도 참여한다. '망치질’까지 직접하는 열정이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


패션 CEO - 정희윤  HY인터내셔널 대표



“그거 아세요? 장어가죽은 오로지 국내서만 생산된다는 사실이요. 5년 전 외국인 친구들을 서울로 안내했다가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됐어요. 이태원의 작은 빈티지숍에 들렀는데 장어가죽으로 된 동전지갑이 정말 멋스럽더라고요. 눈이 휘둥그레진 외국인 친구들이 ‘원더풀!’을 외치는데 괜히 제 어깨가 으쓱해지던 거 있죠. 그때 무릎을 탁 쳤어요. ‘바로 이거다!’ 생각이 번뜩 들었죠.”



유레카! 에르키메데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었을까? 장어가죽을 처음 알게 됐을 당시를 회상하던 정희윤(40) HY인터내셔널 대표 얼굴에 생기가 넘쳤다.
론칭 6년차,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인지는 이제 겨우 2년째다. 그럼에도 국내 패션계에 ‘장어가죽=정희윤’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었다. 정 대표는 장어가죽을 메인으로, 특피 소품 브랜드 「소쿱」에 이어 프리미엄 특피 핸드백 「뽐므델리」까지 시장에 무난히 안착시켰다.



2년 전 문을 연 서울 인사동 직영 매장은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월 3000만~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9m²(3평) 남짓한 공간에서 거둔 쾌거였다. 놀라운 건 국내 고객이 매출 비중의 30~40%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얼떨떨했죠. 처음부터 해외 시장과 외국인 고객을 염두에 둔 제품들이었거든요.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도 장어가죽 특유의 빈티지함과 발색력을 높이 평가하더라고요. 한국에선 ‘촌스럽다’고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기우’였지 뭐에요(웃음).” 



장어가죽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멋과 소재의 장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정 대표의 디자인. 이 환상 궁합이 빛을 발하자 국내 메이저 시장도 관심을 보였다.
첫 러브콜을 보낸 곳은 현대백화점. 자사 편집숍 『모노쉬』에 입점하라는 권유였다.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자 단독 팝업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팝업스토어에서 3일만에 35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곧 바로 현대로부터 단독 숍을 내자는 제안이 왔다.



작년 연말 단독 숍으로 입점한 무역센터점에선 열흘만에 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연타석 안타’였다.
「뽐므델리」 무역센터점은 8m²(2.5평)의 자투리 공간을 이용한 스파이시 매장에 불과하다. 조닝 내에서 평당 효율이 으뜸인 매장으로 거듭나기까지, 정 대표는 ‘악바리’처럼 부딪치고 또 부딪쳤다.
기라성 같은 핸드백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장어가죽의 매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VMD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백화점 바이어들에게 컨셉 PT를 발표하고, 갖은 설득 끝에 ‘정희윤식’의 차별화된 매장을 구성할 수 있었다.



 “해외에선 ‘장어가죽을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대요. 이 재미있는 스토리를 녹여 「소쿱」 「뽐므델리」를 한국의 명물로 만들고 싶어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장어가죽 제품은 꼭 사와야 해’라고 생각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