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에 대한 헌사 ‘리틀 블랙자켓전’
2012-12-12이화순 기자 lsh@fi.co.kr
칼 라거펠트, 스타일링 따라 샤넬 재킷도 백인백색

16일까지 서울 청담동 비욘드뮤지엄






‘얼마나 샤넬을 사랑했으면…’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유명인 100여명에게 샤넬의 클래식한 블랙 재킷을 동일하게 입혀 찍은 ‘리틀 블랙자켓전’(16일까지 비욘드미술관)을 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칼 라거펠트가 파리 보그지 전 편집장 카린 로이펠드와 함께 기획, 진행한 이 전시는 첫눈엔 ‘그저그런’ 듯했다가 볼수록 관객을 매료시킨다. 애초 12일까지로 전시일정이 잡혔다가 연일 1000명이 넘는 관객이 몰리면서 16일로 연장 전시를 결정했다.





◇’원조 샤넬, 젊은 샤넬’에 대한 경의
검은 선글라스와 백발의 포니테일이 인상적인 칼 라거펠트는 세계 패션산업의 상징. 독일계 기성복 디자이너 출신으로 20세기 말 샤넬 제국 건설과 부흥을 35년째 주도해온 그는 이 전시와 동명의 저서 출간으로 샤넬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리틀 블랙 재킷에 대한 경의를 보여준다.
샤넬을 만든 코코 샤넬(본명 가브리엘 샤넬:1883-1971)은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로부터 퀴리 부인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여성으로 꼽힌 인물. 코르셋과 풍성한 치마가 유행이던 1900년 초반 비비안 리의 허리를 조이던 그 쪼임에서 해방시켜준, 당시로서는 대범하고 과감한 디자이너였다. 미니 스커트, 롱 스커트와 비할 수 없는 편리성과 정숙함, 신뢰성까지 갖추고 있는 ‘샤넬 라인 스커트’와 순수함과 단아함까지 갖춘 ‘리틀 블랙 재킷’은 샤넬 패션이 지금까지도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으로 사랑받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칼 라거펠트는 상이한 연령과 성별, 국적의 모델들에게서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시도해 변치 않는 샤넬, ‘원조 샤넬, 젊은 샤넬’을 구현했다. 더구나 할아버지나 어린이까지 샤넬의 블랙 재킷을 소화한 모습을 통해 샤넬의 제국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는 비전까지 담았다.



◇ 같은 재킷도 다른 느낌





할리우드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는 리틀 블랙 재킷을 머리 장식 삼아 활용했는가 하면, 커스틴 던스트는 강렬한 인상의 팜므 파탈로, 송혜교는 스모키 화장에 롤러 스케이트를 신은 팝 느낌의 귀여운 여성미를 발산했다. 그 외에도 상의는 정결한 수녀복, 하의는 수영복 느낌의 프레야 베하 등 그 다채로운 스타일링의 변주에 눈길을 뗄 수가 없다.






블랙재킷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완성한 인물들이 당장이라도 사진 밖으로 튀어나와 관객에게 말을 건넬 듯 에너지가 넘친다. 1층 590㎡(178평), 2층 510㎡(154평)의 넓은 뮤지엄 공간도 관람을 즐겁게 해준다. 
기자가 취재한 날은 중견 배우 박상원씨(사진 맨 아래)가 포토 그래퍼로 전시회를 찾아 작품 하나하나를 재촬영했다.






감상 소감을 묻자 “참 부럽다”고 입을 뗐다. 본인도 30년 넘게 사진 작업을 해왔다는 박상원씨는 “파인더 안의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대단한 경지에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작품을 보고만 있어도 각자의 표정과 에너지가 관객을 사로잡는다”고 평가했다. 또 사진 애호가라는 주부 남정현씨는 “보통 패션이라 하면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전시는 한 가지 스타일의 재킷을 다양한 사람들에게 입혀 각양각색의 스타일링을 완성한 것이 새롭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