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기 가마 바꿔 생산성 5배↑
2012-12-06김경환 기자 nwk@fi.co.kr
신진스틸, 혁신적 밑실공급장치 개발로 ‘꿈의 바느질’ 실현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공동 창업자가 혁신적인 재봉기 부품을 개발해 화제다. 이면희(56) 신진스틸 신사업 개발본부장이 화제의 주인공.



초기 IT업계 대부로 불리던 이 본부장이 신진스틸(대표 이정희)과 함께 개발한 것은 재봉기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밑실공급장치, 보통 가마라고 말하는 훅셋(hook set)이다. 봉제 과정에서 밑실과 윗실이 줄넘기 하듯 하나로 꼬여 두 개의 천을 박음질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밑실을 공급하는 부품을 일컫는다.
기존의 훅셋은 길어야 80~100 m 정도의 실을 감을 수 있어 매번 갈아주는 과정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밑실이 다 소진된 것도 모른 채 봉제를 계속해 불량품이 발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이 본부장은 실을 감는 용량뿐 아니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을 반드시 예전처럼 원형으로 된 가마(실패)에 감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U자(부메랑 모양) 형태로 바꾸는 역발상을 시도했다. 그랬더니 실의 작동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실 적재량을 늘려 최대 500m의 밑실을 감을 수 있었다. 기존 가마보다 5배 이상 생산성이 향상된 것. 실의 장력이 일정해지다 보니 박음질 과정에서 생기는 주름 현상(puckering)도 사라졌다. 명주실을 꼬아두고 안쪽부터 뽑아 쓰던 조상들의 지혜에서 착안한 아이디어가 적중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 일본 히로세社가 관련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일부 사용되고 있는 정도”라면서 “신제품이 양산되면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봉제업계의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진스틸은 재봉기 밑실공급장치 관련 5개 항목 PCT를 특허 출원 했으며, 14개 디자인 등록 출원도 마쳤다.



IT업계를 떠난 이 본부장이 제조업으로 발길을 돌린 것은 폭넓은 산업 연관 효과와 뛰어난 고용효과 때문이다. 그는 “혁신적인 재봉기 부품 하나를 만들면 아이디어를 내는 개발자부터 쇠를 깎아 틀을 만드는 엔지니어, 실을 감아 파는 다양한 업체와 그 종사자가 먹고 살 수 있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엔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제공에 앞장서겠다는 이 본부장은 새로운 훅셋에 들어가는 실을 미리 감아 프리와인드(Pre-wind) 형태로 제공하는 작업을 은퇴 노인들이 하도록 하겠다는 것.
신진스틸 같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 더 늘어나 혁신 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경우 자연스럽게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신진스틸이 개발한 U자(부메랑) 모양의 혁신적인 재봉기 훅셋(밑실공급장치). (맨위, 맨아래)
           이면희 개발본부장이 신진스틸이 개발한 훅셋을 가리키고 있다.(중간)사진 임정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