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리테일 사업 재정비
2012-12-06김하나 기자 khn@fi.co.kr
『마인드앤카인드』 3개월 만에 중단, 『비이커』와 통합 저울질



제일모직의 리테일 비즈니스가 출범 3년 만에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제일모직은 최근 자사 셀렉트숍 『마인드앤카인드』의 중단을 결정하고, 지난달 말 사업부를 『비이커』 팀에 흡수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론칭하고 불과 3개월 만이다.



2009년 온라인 편집숍 ‘일모스트릿닷컴’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의 리테일 사업은 올 가을 온라인 숍 『일모스트릿』과 오프라인 매장 『일모』를 통합, 『마인드앤카인드』로 새롭게 론칭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8월 30일 동시 오픈한 IFC몰점과 타임스퀘어점, 10월 문을 연 스퀘어원점 이후의 출점은 불투명해졌고, 『마인드앤카인드』 PB 생산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속한 중단 결정, 왜?
『마인드앤카인드』는 론칭 이후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기존 『일모스트릿』이 특색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주목 받았던 데 반해, 『마인드앤카인드』는 PB와 「엠비오」 「니나리찌 옴므」 등 자사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높여왔다.



실제 『마인드앤카인드』는 10월 5일 오픈한 스퀘어원점에서 첫 달 6000만원 대, 11월 7000만원 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규 브랜드임을 재고하더라도 동일점에 입점한 경쟁 남성복 브랜드의 11월 매출, 1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시장에서는 제일모직이 『마인드앤카인드』의 초반 매출 부진과 운영상의 난제를 풀지 못하고 지난 11월 말 사업 방향성을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테일 비즈니스가 향후 패션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장기적인 수익형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 이미 『10꼬르소꼬모』로 인지도를 높였고, 지난달엔 『블리커』를 『비이커』로 재론칭하는 등 제일모직의 리테일 사업에 대한 의지가 분명한 것도 사실이다.



◇ 길 잃은 『M&K』, 어떻게 되나?
그렇다면 제일모직 리테일 사업의 방향성을 어디로 갈까.
현재로서는 기존 셀렉트숍들을 통합해 새로운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제일모직 리테일 사업부의 A씨는 “『마인드앤카인드』와 『비이커』의 사업부를 통합한 이유는 운영 방식을 한 층 보강한 새로운 셀렉트숍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PB 비중을 확대하며 쌓은 『마인드앤카인드』의 소싱력과 『비이커』의 특화된 바잉력을 합쳐 자체 제작 상품과 직매입 콘텐츠를 균형 있게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셀렉트숍은 『마인드앤카인드』에서 준비했던 여성 품목까지 흡수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토털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제일모직이 『블리커』를 『비이커』로 바꿔 대형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확대했고, 『빔스』 도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새로운 모델은 ‘매스’ 성향의 라이프스타일숍이 될 거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비이커』로 통합 운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뉴얼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숍 이미지를 강화한 『비이커』는 100만원대 이상의 하이엔드 상품 구성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고 지적돼 왔다. 『마인드앤카인드』의 콘텐츠를 흡수할 경우 대중적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구성,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마인드앤카인드』의 유통이 중저가 전략이 유리한 복합쇼핑몰 위주고, 『비이커』 역시 안정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리뉴얼을 진행하는 건 자충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10꼬르소꼬모』를 뺀 리테일 사업부를 통합 운영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중대형 셀렉트숍으로 발전시키는 방향도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재도약을 위한 정비’라는 게 제일모직의 설명이지만 체계적인 전략 없이 사업을 벌여 협력 업체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게 됐다.



<사진>『마인드앤카인드』의 사업 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일모직의 향후 리테일 비즈니스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IFC몰의 『마인드앤카인드』 매장. FI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