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둥근 모서리’ 재판, ‘브랜드’ 탄생의 의미
2012-11-15권민 유니타스브랜드 대표 
권민의 브랜딩 칼럼



‘패션 브랜딩과 패션 마케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계속될 글은 이 질문의 대답을 찾는 과정이다. 패션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행위를 살펴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자신의 브랜드를 해외 라이선스 잡지에 광고하고, 홍보 기사 스크랩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옷을 협찬하고, 자신의 옷을 입은 유명 연예인 사진을 게시판과 웹 사이트에 올려 놓는다. 이런 패션 마케팅 행위로 인해서 가장 흔한 풍경은 패션 경영자들의 책상 위에 쌓여진 잡지와 꼬리표처럼 나온 포스트 잇이다.



그렇다면 10년전 패션 마케팅은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현재 마케터가 아닌 다른 마케터가 들어온다고 해서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까? 도대체 패션 마케터들은 어떤 기관에서 어떤 훈련을 받을까? 과연 이런 천편일률적인 패션 마케팅이 마케터만의 책임일까? 패션 경영자는 패션 마케팅을 어떻게 정의할까? 왜 해외 라이선스 잡지에 광고를 내는 것으로 만족해할까?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일까? 아니면 자기 과시일까? 



간혹 패션 경영자들과 만나면 그들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왜 자신이 변하지 않는 것을 느끼지 못할까? 먼저 가장 큰 변화를 한 가지만 소개하겠다.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재래식 경영 용어가 된지도 벌써 5년 전 일이다.
간혹 길거리를 걷다가 혼자서 중얼거리는 사람과 마주칠 때가 있다. 즉시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불편한 시선은 이미 그 사람에게 고정되고 만다. 혼자 중얼거리는 사람의 유형은 크게 두 종류다.



첫 번째는 마치 옆에 있는 그 누군가에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대화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말한 행동은 하지 않고, 뭔가 몰입해서 누군가를 향해 열정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다. 이들의 시선의 초점은 허공을 향하거나 불특정 다수를 바라보면서 소리를 지른다. 어쨌든 이렇게 듣는 사람 없이도 감정 이입을 해서 뭔가를 말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라고 한다.



시장에서도 각종 매체를 이용해서 집요할 정도로 중얼거리는 브랜드를 자주 본다. 아무 뜻도 없는 로고송을 일정한 반복 패턴을 통해서 중독성 있는 리듬으로 나도 모르게 따라하도록 세뇌시킨다. 최근 이슈가 된 연예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보다는 ‘나 좀 바라봐’식의 집중을 강요한다.
시선을 피하려고 해도 소용없다. 이런 브랜드는 AIDMA(주의Attention-흥미Interest-욕구Desire-기억Memory-행동Actio n) 공식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브랜드다. 이들은 수백 억 원의 비용을 들여서 시중의 전 매체를 장악한다.



그래서 시선을 맞추고 싶지 않아도 하루에도 3~4번 피해 갈 수 없게 되었다. 불쾌한 경험이다.
이렇게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브랜드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지금 세계 법정은 애플의 ‘둥근 모서리’를 가지고 재판 중이다. 이 결과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비록 정확한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재판이 왜 시작되었는지는 알고 있다. 브랜드의 탄생이다.



우주의 빅뱅처럼 거대한 에너지의 폭발과 팽창이 현재 일어나는 중이다. 비록 재판이라는 형태로 인해서 씁쓸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에게는 브랜드의 정의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