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캐릭터 하나면 OK!
2012-11-15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독창적 정체성 확립·스토리텔링 효과까지



젊은 소비자들이 일주일간 한 캐릭터 상품에 1억 600만원을 소비했다.
이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지난달 19~25일 열린 웹툰 ‘마조앤새디’ 캐릭터 상품전 이야기다. 50m²(15평)남짓한 행사장은 행사기간 내내 젊은이들로 북적거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픈 몇 시간만에 인형 등 일부 상품은 동이 나고, 캐주얼 의류, 화장품 등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결국 이 행사는 같은 자리에서 열렸던 유명 속옷 브랜드 행사의 2배를 넘긴 매출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관계자는 “매출도 매출이지만 백화점들을 떠났던 젊은층이 돌아와 지갑을 열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톡톡 튀는 캐릭터에 반응하는 젊은층
마조앤새디는 이미 온라인상에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웹툰이다. 일하는 아내 ‘새디’와 새디를 위해 내조하는 주부 9단 ‘마조’의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그리고 있다. 독자들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에 울고 웃는다. 캐릭터전이 대박을 터뜨린 것도 이러한 탄탄한 스토리를 지닌 캐릭터 때문이다.



‘젊은 소비자가 캐릭터에 열광한다’는 사실은 이미 패션업계에서 입증된 바 있다. 「팬콧」이 그 대표적인 사례. 2009년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팬콧」은 즐거움으로 깜짝 놀란 눈을 표현한 ‘팝아이’를 기반으로 오리, 돼지, 팬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여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 멀티숍을 중심으로 유통하던 이 브랜드는 인기에 힘입어 백화점, 가두점으로 뻗어나갔으며, 현재 109개 매장에서 월 80억원의 매출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매 시즌 새롭게 발표하는 신규 캐릭터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캐릭터 강화한 브랜드들 효과 쏠쏠
제이비패션이 지난 9월 론칭한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크리미어」는 벌써부터 유통계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편집숍 『팝캐스트』 구리점, 영등포점에 입점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롯데영플라자 대구점에 자사 가방 브랜드와 「크리미어」를 함께 구성한 편집매장 『비스퀘어』를 오픈했다. 이 브랜드의 강점은 차별화된 캐릭터에 있다.



‘딜리셔스 클래식’이라는 슬로건 아래 만든 60~70년대 미국 카툰풍 디자인은 클래식한 복식과 조화를 이룬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톤 다운된 컬러감이다. ‘원색적인 컬러가 팔린다’는 캐릭터 캐주얼계의 불문율을 깬 것. 고급스러운 감성이 한층 두드러진 덕에 타깃층 확장의 가능성까지 열었다.



전세희 제이비패션 마케팅팀장은 “원래 온라인 멀티숍 시장을 중심으로 안착시키려했으나  바이어들로부터 반응이 좋아 예상보다 빨리 오프라인에 진출하게 됐다”며 “다른 대형 유통사와도 입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캐주얼 브랜드 「NII」는 캐릭터 라인을 특화한 뒤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캐릭터 ‘미니스’와의 콜래보레이션 상품은 여름이면 판매율이 80%를 웃돌고, 올 가을/겨울 시즌부터 전개한 「슈퍼크록」과의 협업 상품은 판매율 90%를 넘어섰다. ‘캐릭터의 힘’을 맛본 「NII」는 지난 5일부터 캐릭터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이는 신규 캐릭터를 영입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장재원 「NII」 사업부 차장은 “캐릭터 라인은 이번 달 들어서 40%나 성장했다”며 “브랜드를 캐릭터, 베이직, 백화점 용, TD 업그레이드 버전 등으로 라인을 세분화했는데 그 중에서도 캐릭터 라인이 반응이 가장 뜨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