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계 ‘패션 왕좌’, 누구에게?
2012-11-15김하나 기자  khn@fi.co.kr
GS샵 엔터테인먼트 요소 강화, CJ오쇼핑과 경쟁 본격화



패션 부문의 ‘왕좌’를 향한 홈쇼핑계의 불꽃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CJ오쇼핑이 CJ E&M의 엔터테인먼트 인프라를 이용, 다양한 스타 마케팅으로 ‘트렌디 홈쇼핑’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가운데 최근 GS샵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만년 2위 자리에 그쳤던 CJ오쇼핑은 패션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작년 3/4분기부터 GS샵을 맹추격 했다. 특히 「스타릿」 「피델리아」 등 PB와 언더웨어가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고, 올 하반기엔 고소영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며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GS샵도 올해부터 패션 부문에서의 역공을 펼쳤다. 초반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 홈쇼핑 전용 브랜드 출시에 주력한 GS샵은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빠르게 확보했다. GS샵은 올 상반기 패션 부문의 매출이 비약적으로 상승, 잡화는 60%, 의류와 속옷은 각각 30%나 늘었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보강했다. GS샵은 지난달 스타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을 진행자로 내세운 프로그램, ‘더 컬렉션’을 편성했다. 이로써 정윤기 스타일리스트가 진행하는 CJ오쇼핑의 ‘셀렙샵’과의 경쟁을 본격화한 셈이다.



또한 GS샵은 손정완, 이석태, 강동준 등 스타 디자이너와의 협업 라인을 출시하며 패션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하는 한편 전문성까지 한층 강화하고 있다. 



◇‘독점 브랜드’로 한판 붙자
GS샵과 CJ오쇼핑의 패션 부문 내 콘텐츠 양상은 작년까지 뚜렷하게 달랐다. GS샵이 내셔널 브랜드와 홈쇼핑 전용 상품에 집중한 반면, CJ오쇼핑은 마진에서 유리한 PB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GS샵은 올 초부터 PB를 강화하며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PB의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



손정완 디자이너와의 협업 브랜드 「SJ.WANI」를 비롯해 이석태 디자이너와 만든 가죽 브랜드 「칼 이석태X로보」와 강동준 디자이너가 참여한 울 전문 브랜드 「쏘울」까지 올 하반기에만 3개의 PB를 론칭했다.



지난 13일 선보인 「SJ.WANI」는 전 색상, 전 사이즈가 완판되며 총 16억원의 매출을 기록, 조기 매진으로 인해 일부 고객은 주문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론칭한 「쏘울」은 코트와 니트 등 8300벌이 팔리며 하루 만에 매출 11억원을 올렸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방송한 「칼 이석태X로보」는 39만 8000원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16분 만에 1600벌, 37분만에 1800벌이 팔리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GS샵은 PB를 강화하는 한편, 기존 내셔널 브랜드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이달 초 방송한 「스튜디오보니」의 라쿤오리털코트는 44분만에 6500벌, 럭스더블코트와 라쿤머플러는 24분만에 2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한 시간 동안 기록한 매출은 총 14억원으로, 평균 대비 50%나 신장한 수치다.



CJ오쇼핑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CJ오쇼핑은 지난 10일 론칭한 「아쉬플러스소영(ASH+So Young)」의 신발 3000켤레가 전량 매진되며 총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쉬플러스소영」은 이탈리아 슈즈 브랜드 「아쉬」가 고소영을 위해 특별 제작한 한정판 라인. 이 상품은 고소영의 막강한 영향력에 힘입어 30만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28분만에 완판됐다.



또한 CJ오쇼핑은 11월 한달간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겨울 패션 특별전 '패션 잭팟타임'을 진행한다. '패션 잭팟타임'은 독점 브랜드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까지, 인기 상품들을 매주 1회 125분 동안 선보이는 신설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첫 방송에서는 1분에 1500만원이 넘는 주문을 받으며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달 7일 2차 방송에서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전문가 진행에 20대, TV 앞으로
GS샵과 CJ오쇼핑은 방송 편성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두 회사는 ‘패션 전문가’와 손 잡고 패션 부문의 전문성을 나란히 강화했다.
일찍이 CJ오쇼핑이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를 앞세워 ‘셀렙샵'을 론칭한데 이어 지난달 GS샵도 김남주, 손예진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김성일을 구원투수로 영입하며 경쟁에 박차를 가했다.



GS샵은 김성일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더 컬렉션’을 통해 국내 디자이너 상품을 소개하고, 최신 패션 트렌드, 스타일링 팁 등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소개함으로써 자사가 ‘트렌디한 패션 채널’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프로그램의 재미 요소를 높여 미래의 성장 동력인 20대 소비자들까지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프로그램 형식도 과감하게 파괴했다. 특정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에서 다수 브랜드의 다양한 품목을 한 번에 소개하는 편집숍 형태로 바꾸었다. 여기에 GS샵의 간판 쇼호스트 정윤정을 공동 진행자로 내세워 시너지 효과까지 극대화했다.
더 컬렉션은 지난달 27일 첫 방송에서 「쏘울」 수트와 다양한 디자이너 아이템으로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셀렙샵’의 인기도 건재하다. 2009년 CJ오쇼핑이 정윤기 스타일리스트와 손 잡고 편성한 셀렙샵은 올해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정윤기 스타일리스트의 재치와 스타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어우러져 20대 시청자층이 크게 늘었다. 3년간 누적 매출 1300억원을 올린 셀렙샵은 지난 3일 특집 장송에서도 매출 38억원, 분당 매출액 역대 최고치인 6000만원을 기록했다. 



최윤정 CJ오쇼핑 트렌드사업부장은 “패션 전문가의 스타일링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 반응이 폭발적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홈쇼핑을 ‘주부 용(用)’ 판매 채널로만 인식했던 20대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젊은 고정 고객의 확보는 홈쇼핑이 패션 채널로 부상하는데 있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