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홍콩은 ‘동대문 스타일’
2012-09-21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주요 쇼핑몰 內 한국 의류 취급 상점 80%
빠른 트렌드와 공급력으로 여성 소비자에게 어필
홍콩에 부는 한류 패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코즈웨이베이, 침사추이, 몽콕 등 홍콩 주요 상권에 한국 의류를 판매하는 상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근처 쇼핑센터 내에는 100여 개의 의류 점포 중 한국 의류 취급점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 상점의 판매 전략은 ‘한국산’을 강조하는 것이다. 국내 의류 매장과 비슷하게 인테리어를 꾸미고, 빅뱅, 소녀시대 등 한국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들려준다. 또 한국의 피팅 모델 사진이나 ‘한국산’이라는 팻말을 내걸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루는 상품의 대부분 동대문 의류라는 것이다. 차별화를 위해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취급하기도 하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 한류 드라마 열풍이 패션으로 번져
홍콩에서 ‘동대문 스타일’이 통하는 이유는 홍콩 여성 소비자의 특성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홍콩 여성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현지 스타일보다는 일본, 한국, 미국, 영국 등 해외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몇 년 전부터는 한국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끌며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졌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을 보며 ‘한국 여자가 예쁘다’는 인식이 생겨, 한국 스타일을 따라하려는 홍콩 여성들이 늘어났다.
홍콩 바이어들은 ‘한국 스타일’을 공수하기 위해 동대문을 즐겨찾는다. 트렌드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이 홍콩 바이어가 꼽는 동대문의 장점이다. 한달에 많게는 2~3번 방문해 최신 유행의 옷을 사가거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 일부 숍에서는 차별성을 기하기 위해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품을 취급하기도 한다.
◇ 떠오르는 홍콩 여성의류 시장
지난해 홍콩 여성의류 업계 총 매출액은 21억 홍콩달러(한화 3027억 3600만원)로 전년대비 22%나 성장했다. 이러한 신장세는 해외 의류 수입의 급증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홍콩 로컬 여성 브랜드 총 수입액이 2010년 대비 1.2% 감소했고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의류 수입량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은 특히 여성복 시장의 비중이 큰 편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률이 높고 가정에서도 경제권을 여성이 독점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력이 강하다. 장수영 코트라 홍콩무역관 사원은 “대부분의 홍콩여성이 중저가 의류를 선호 하지만 고가 의류에 대한 수요층도 분명 존재한다”며 “직장인 여성들은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날 경우 고가라도 구매하기에 럭셔리 의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오프라인 매장, 중국 관광객까지 공략해야
홍콩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시 직접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있어 오프라인 숍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다. 홍보를 위해 웹사이트나 페이스북을 이용해 신상품을 게재하기는 하지만 구매 결정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 쪽지로 재고 유무를 확인한 뒤 숍에 직접 찾아가 결재를 하고 의류를 찾아가는 형태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율이 높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 의류 판매점이 많은 상가는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쇼핑몰이기도 하며, 구매율 또한 높다. 지난해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2810명이 1인당 약 510홍콩달러(한화 7만 3521원) 이상을 쇼핑에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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