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러시아 섬유·패션 시장
2012-07-20김경환 기자 nwk@fi.co.kr
8월초 WTO 가입…교역 환경 개선 수요 증가 예상




국내 섬유∙패션 기업들의 러시아 사랑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세계 4대 섬유∙패션 교역 시장인 러시아가 내달 초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러시아 진출의 호기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동안 러시아 시장은 폐쇄적이어서 정상적인 수출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에 국내 섬유∙패션 업계는 이 계기가 불황을 뚫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 정부가 교역 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투명하게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시장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의 WTO 가입에 따라 우선 현행 평균 10.3%의 관세가 7.2%로 낮아진다.



지난 10일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은 WTO 가입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는 앞으로 상원 통과, 대통령 서명 등 절차를 거쳐 8월 10일쯤 WTO의 154번째 회원국이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섬유 수출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2억2211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유럽 재정 위기와 유가 인하 등에 따라 6.8% 감소한 8374만 달러에 머물고 있지만 시장 환경이 개선되며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의류의 경우, 지난해 29.3% 늘어난 36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17.2% 늘어난 1370만 달러에 이르고 있어 고무적이다.



KOTRA 모스크바 무역관(KBC)에 따르면 러시아 패션 시장은 기대치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해마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2010년 기준 러시아 패션 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 수준. 또 2010년 기준 의류 수입량은 92억 달러 수준이지만 85%가 접경 지역을 통한 회색 통관인 것을 감안하면 수입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억4000만 명의 인구와 10월부터 5월까지 겨울인 점을 감안할 때 경제 상황이 뒷받침된다면 패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러시아 의류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산이 전체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저가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이 늘고 있다. 시장의 19%는 SPA 브랜드인 H&M∙자라∙망고 등을 비롯해 미국∙서유럽 브랜드 제품이 차지한다. 또 21%는 벨라루스나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인근 지역에서 봉제한 러시아 무명 브랜드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의류 매장은 모스크바 40%, 상트페테르부르그 12% 등 대도시에 집중되고 있지만, 인구 100만 이상 도시들로 퍼져나가며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 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러시아 패션 시장은 세계 9위 수준인 72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KOTRA 관계자는 “러시아의 WTO 가입은 패션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러시아의 회색 수입 통관이 개선되고 유통 구조가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성공한 업체는 러시아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러시아 시장에 접목해 나간다면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불황으로 시장이 다소 침체되고 있지만 WTO 가입을 계기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전략을 구축하고 현지 투자를 통한 유통망 확대를 적극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