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실패 통해 새 출발 에너지 얻었죠”
2012-07-20김정명 기자 kjm@fi.co.kr
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



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37)가 「윌리엄스버그」로 아웃도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전 「페리엘리스 아메리카」를 통해 참담한 실패를 맛본 그에게 새로운 도전은 어떤 의미일까. 그 동안의 역경 극복 스토리를 듣기 위해 김 대표를 만났다.



「윌리엄스버그」 아웃도어 시장 패러다임 깬다
“아웃도어 시장은 이미 시장의 판이 짜여져 있습니다. 신생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의 모습을 답습한다면 잘해야 2류 밖에 안됩니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입니다. 그런데 도전해 볼 투지가 샘솟았습니다.”
「윌리엄스버그」는 기능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패션성을 겸비한 스마트한 트레킹 라인과 일상과 레저의 경계가 없는 스타일리시 캐주얼 아웃도어를 표방한다.



고기능성 마운틴 라인이 35%, 캠핑에 어울리는 캐주얼 라인이 50%, 기타 액세서리가 15%의 비중을 차지해 전체적으로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캐주얼 콘셉이 돋보이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웃도어 강자들이 산에서 도시로 내려올 때 우리는 도시에서 경험하는 ‘아웃도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윌리엄스버그」와 같은 간판을 달고 커피 프랜차이즈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산장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도심 속에서 제공한다는 것이지요.”



「윌리엄스버그」는 일찌감치 올 봄에 개최된 서울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유망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와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탄생된 제품을 무대에 선보여 호평을 얻은 것이다. 8월 첫 매장에서부터 콜래라보레이션 상품을 매장에서 판매한다.



뼈저리게 경험한 ‘실패를 통한 교훈’
“소비자들의 반응은 정말 냉정하더군요. 젊은 패기로 최선을 다하면 안 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무조건 다 잘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첫 시작은 좋았습니다. 매장 오픈 성적도, 업계 반응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탓인지 모든 흐름이 꼬였습니다.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며칠 밤낮을 꼬박 새울 정도로 마음 고생도 많았죠.”



김 대표는 담담하게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슈페리어홀딩스의 전신인 와이드홀딩스 대표로 치렀던 신규 사업인 「페리엘리스 아메리카」. 슈페리어가 전개하던 「페리엘리스」를 와이드홀딩스가 넘겨 받아 젊은 층을 겨냥한 스타일리시 캐주얼로 재론칭한 브랜드다.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의 장남인 김대환 대표가 처음 이름을 업계에 알리는 사업인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몇 차례에 걸친 사업부장과 디자인실장 교체라는 극약 처방에도 불구하고, 끝내 정상화시키지 못한 채 결국 지난해 브랜드를 중단하는 아픔을 겪었다.



“엄청난 액수의 투자 비용은 허공에 날아가고 주변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갔습니다. 실패의 쓴 맛이라는 게 어떤 건지 정말 제대로 체험했죠.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지요. 일단 대외적으로 ‘대표’ 명함부터 떼고 슈페리어 전략기획실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다시 시작했다. 전략기획실에서 슈페리어의 대소사를 꼼꼼히 챙겼다. 사소한 자금 흐름, 인사 문제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눈여겨 살폈다. 그렇게 차근차근 공부하며 다시 준비해 내놓은 재기작이 바로 2010년 론칭한 「K.J.Choi」다.



“「K.J.Choi」는 「페리엘리스 아메리카」를 통해 얻은 교훈이 밑바탕이 된 브랜드입니다. 비효율 유통 구조를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에 홈쇼핑 채널을 공략했죠. 인력도 최소 규모로 운용하고 기존 슈페리어 생산 라인을 통해 원가도 혁신적으로 절감했고요.”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방송 2시간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고, 김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대환 스타일’의 경영 방식을 찾다
“내 몸에 맞지 않는데 좋아 보인다고 무조건 남들 따라 하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K.J.Choi」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겉으로만 멋진 허울보다 내부 구조를 효율적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또 기존 패션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성공 공식이 앞으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됐지요. 저만의 경영 방식을 찾는 소중한 기회가 됐어요.”



슈페리어홀딩스는 이번 시즌 3개의 신규 브랜드를 동시 론칭한다. 작년 말 인수한 「마틴싯봉」과 「블랙 마틴싯봉」, 신규아웃도어브랜드 「윌리엄스버그」다. 슈페리어에서 론칭한 「로베르따디까메리노」까지 합치면 모두 4개 브랜드가 된다.



「마틴싯봉」은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을 주력 유통으로 전개하는 잡화브랜드다. 지난 5월 론칭해 H몰에서만 6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블랙 마틴싯봉」은 「마틴 싯봉」이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을 전개하면서 겪게 될 브랜드 수준 하락을 막기 위한 장치다. 직영 매장 위주의 유통 정책을 펼 계획이며 6월 초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마틴싯봉」은 새로운 유통 채널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시장 변화 대비를 위해 만든 브랜드입니다. 전담 인력을 최소화하고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지요. 패션 사업부라고 무조건 디자인·상품기획·영업 등의 무거운 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틀을 깼습니다.”



새 시대는 새 패러다임으로
현재 홀딩스의 여러 브랜드들은 유통 채널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경로로 판매를 테스트하고 있다.
먼저 「윌리엄스버그」는 직영점 비중을 높게 가져갈 계획이다. 1호점인 부산 광복점과 11월 경 오픈할 도산대로점이 모두 직영이다. 나머지 브랜드들도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이 중심이다.



「마틴싯봉」의 경우 홀세일을 통해 셀렉트숍에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