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의 백과사전
2012-04-06고학수 현 디자인 연구소  
Great New Designer Erdem ①




서울·중부 지방에 19년 만에 4월에 눈이 내렸다지만 여자의 마음 속에는 이미 꽃이 만개했다. 봄이오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꽃무늬 원피스가 입고 싶어진다.



하지만 꽃무늬의 딜레마, 여성스러움과 촌스러움의 경계가 애매하다. 이럴 때 눈 여겨 보면 좋은 컬렉션이 있다. 꽃을 이용한 옷의 좋은 예를 많이 선보이는 컬렉션, 바로 영국의 주목 받는 신예, 어뎀이다.



어뎀은 캐나다 출신으로 영국 컬렉션에서 활동 중인 ‘어뎀 모랄리오글루’라는 디자이너가 2005년 설립한 브랜드이다. 어뎀의 컬렉션을 보면 꽃을 옷으로 표현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연구하는 것 같다. 평면의 꽃무늬에 대한 그래픽적 실험뿐만 아니라, 꽃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기법을 개발한다.



자신이 원하는 무늬가 없으면 새로 만드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일 터, 어뎀도 자신의 브랜드에 어울리는 패턴을 끊임없이 고안해 낸다. 그가 선보이는 꽃무늬는 크게 직설법과 은유법으로 나뉘는데, 정원에서 막 따온 듯, 자연 그대로의 꽃무늬를 쓰기도 하고, 추상화처럼 간략화 된 붓 터치를 이용하여 어렴풋이 꽃이라는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꽃뿐만 아니라, 꽃과 어울리는 오브제를 넣기도 하는데, 어뎀은 이번 시즌에서 꽃과 새가 어울려 있는 패턴을 선보이기도 했다.



꽃무늬는 색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진다. 꽃무늬 옷을 볼 때 꽃의 모양, 크기, 표현 방식보다도 우선적으로 파악할 것은 바탕을 어떤 색으로 썼느냐하는 것이다. 흰색과 검정을 바탕으로 한 꽃무늬 옷은 한 결 정리되어 보인다. 마치 하얗고 검은 도화지에 그린 꽃처럼 오브제가 바탕과 다른 층으로 분리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바탕이 회색인 경우는 무늬도 같이 회색 빛을 띄는데, 이러한 저채도 색은 안개가 낀 듯 몽환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꽃 자체의 선명하고 생기 넘치는 색에서 뽑은 바탕색이라면, 다시 말해 사진 ②처럼 꽃무늬에 들어간 하늘색으로 바탕색이 깔리면 더욱 화사하고 그 자체가 하나의 완결 된 작품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또 하나의 분류 기준은 꽃이 일부만 들어가는지, 전체적으로 들어가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즉, 위에서 설명한 바처럼 바탕색과 무늬가 분리되도록 꽃무늬가 일부만 들어간다면 바탕색이 중요해지지만, 전신이 꽃무늬라면 꽃무늬를 구성하는 전체 색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결국, 어떤 색이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가를 살펴보면 된다.



그런데 꽃무늬가 몸 전체를 다 덮는 옷일 때는, 좋게 말하면 사람 자체가 꽃으로 덮여 화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정신 없고,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원피스일 경우, 단색의 아우터를, 치마일 경우 단색의 상의를 매치하여 전체 벨런스를 맞춰 줄 수 있다. 또는 사진 ③처럼, 투명과 불투명 소재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옷은 시각적으로 숨통을 틔워주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