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글런 (Raglan)
2012-04-06김민경 현디자인 연구소  
How to read VOGUE




재킷보다 ‘마이’라는 일본어 단어에서 온 말이 더 많이 쓰이듯이 래글런도 라그랑이나 나그랑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 듣기에도 좀 생소한 래글런은 어깨선에서 딱 떨어지는 소매선이 아니라 목둘레에서 겨드랑이쪽으로 사선의 절개선이 있는 소매와 이런 소매를 단 웃옷을 부르는 말이다. 코트나 스웨트 셔츠, 혹은 니트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매로 원래는 19세기 중엽에 영국의 래글런 장군이 부상병을 위해 움직임이 편안한 모양을 고안한 데에서 유래된 것이다.



어깨점에 맞춰 절개선이 딱 떨어지는 보통의 소매에 비해 래글런은 어깨에 패드나 심지가 들어가는 형태도 아닐뿐더러 소매통도 비교적 넓은 편이라 팔의 움직임이 자유롭다. 어깨선도 완만하고 둥그스름해지기 때문에 고전적이고 우아한 분위기가 풍긴다.



한동안 패션계를 휩쓸었던 파워 숄더, 즉 볼륨감 넘치고 강렬한 어깨선에 비하면 밋밋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그랗고 부드러운 래글런의 어깨선은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해 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사선으로 끊기는 절개선은 좌우로 뻗어나가는 시선을 목 주변으로 모으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딱딱하고 넓은 어깨를 가진 사람들이 입기에 적당하다. 개인적인 취향을 내세우기 보다는 이렇게 면밀하게 자신을 분석하고 따져본 뒤에 옷을 고르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방향을 찾기 쉬울 뿐 아니라 스타일링에 대한 안목도 높여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