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복 패션의 저력을 보여주다
2012-04-05정민경 기자 
다채로운 컬러·소재·디테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2012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4월 2일부터 7일까지 6일간 잠실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광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올해는 지난 11년간 공식 무대로 불리던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벗어나 평화의 광장 내 야외 텐트에서 진행, 패션 피플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며 모두의 패션 축제로 승화시켰다.





4개의 텐트에서는 각각 서울컬렉션, 테이크오프, 제너레이션넥스트, 패션페어가 열렸다. 처음으로 야외에서 진행하다 보니 날씨 때문에 울고 웃는 해프닝이 많았다. 첫째 날 오후에는 갑자기 비가 내려 모두들 당황했으나, 주최측에서 재빨리 대피용 천막을 설치해 안전하게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둘째 날에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궃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패션 피플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번 패션페어에는 최초로 해외 업체(싱가포르)가 참가해 서울패션위크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반증했다. 참여 브랜드는 여성복 「AWOL」 「max tan」 트렌디한 주얼리 브랜드 「Carri K」 「Veritas by Carri K」 액세서리 브랜드 「LILE AUX ASHBY」 가방 브랜드 「Ling Wu」 등 6개이다.



「Ling Wu」의 디자이너 고링링(Goh Lingling)은 “아시아의 패션 메카인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싱가포르에서 유행하고 있는 한류 패션의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패션위크의 첫날은 디자이너 장광효가 화려한 서막을 올리며 남성복 컬렉션을 시작했다. 이어서 박종철, 박성철, 송혜명, 홍승완이 서울컬렉션의 무대를 빛냈고 테이크오프는 이현찬, 김선호, 이상현, 양희민,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한동우, 이재호, 프레젠테이션은 최철용, 조성아, 박현상이 참여했다.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장광효의 「카루소」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영감을 받아 한 편의 영화처럼 드라마틱한 쇼를 선보여 해외 프레스와 바이어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송혜명의 「도미닉스웨이」는 특유의 터프한 로큰롤 스타일에 강렬한 암흑의 기운을 더한 ‘Witch Knight’ 쇼를 보여줬다. 가수 SS501의 박정민이 너비 2m에 달하는 회색 날개를 펼치고 박쥐처럼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엔딩에 관객의 탄성이 쏟아졌다.



홍승완의 「로리엣」은 생물체의 일부를 분리하여 다른 종의 개체에 심는 일을 뜻하는 이종이식을 콘셉으로 잡았다. 이종이식으로 탄생한 실용적이면서 스타일리쉬한 아우터 등 아름다운 변종들로 가득한 무대였다.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이현찬의 컬렉션은 파도 소리와 환경 파괴의 위험을 알리는 내레이션으로 문을 열었다. 피날레에서는 흰색 점프수트를 입은 모델들이 등에 ‘Are You At Risk?’라는 메시지를 한 글자씩 새긴 모습을 보여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양희민의 「반달리스트」는 기존 관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갈망하는 슬로건으로 독창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작은 전구를 여러 개 달아놓은 벨벳 모자를 쓴 모델이 강렬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행위예술을 펼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이재호의 쇼는 똑똑 하는 노크 소리 후 삐걱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문이라는 개체가 주는 양면성에 주목해 과감한 절개선과 실험적인 디테일이 탁월한 룩을 선보였다.



둘째날인 3일에는 강동준, 고태용, 정두영, 최범석, 이주영의 컬렉션이 이어졌다. 테이크오프에서는 손성근, 신재희, 서영수의 쇼가 펼쳐졌다.



강동준의 「디그낙」은 마술사 이은결이 나와서 여성 관객을 찰리 채플린 룩으로 갈아 입히는 퍼포먼스와 함께 시작했다. 모델들은 찰리 채플린처럼 분장하고 지팡이를 든 채 익살을 떨며 무대를 돌아다녔다.



고태용의 「비욘드클로젯」은 무채색이 주류를 이룬 남성복 컬렉션에서 화사한 아이비리그 청년들의 실용적인 주말 패션 룩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클래식과 모던의 균형 있는 조화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정두영의 「반하트」는 18세기 이탈리아 뮤지컬에서 영감을 받은 귀족적인 룩을 선보였다.



최범석의 「제너럴아이디어」는 게임이 끝난 후라는 테마로 60년대 동계 올림픽 스포츠 히어로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스케치했다. 이번 컬렉션은 기능성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 캐주얼을 접목한 실용적 감각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매 시즌 중세풍의 고딕 룩과 펑크 문화를 중심으로 록스피릿을 전파하고 있는 이주영의 「레쥬렉션」은 이번 시즌에 특유의 록시크 스타일과 밀리터리 룩을 접목시켜 주목을 받았다. 



테이크오프 손성근은 귀족들의 파티 후라는 테마에 맞춰 하이칼라와 레이스, 리본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핑크, 블루 등 포인트 컬러로 강조했다. 쇼의 후반부로 갈수록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줘 포멀함 속의 위트를 선사했다는 평이다.



신재희는 모델이 등장하는 런웨이의 틀을 깨고 대신 본인이 디렉팅한 패션 필름을 보여줬다. 초월이라는 주제의 흑백 영상은 이름 모를 해안의 모래밭과 파도 소리로 채워졌다. 30분 남짓한 영상이 끝난 후 한쪽에는 그가 작업한 일러스트 패널 10개를 진열해 마치 전시회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원에서 디자이너 정두영의 디렉팅으로 전개하는 「반하트」는 다양한 디테일의 턱시도를 선보이며, 클래식한 무드에 모던함을 더했다.



이번 컬렉션은 18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의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아 귀족적인 패션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오페라 갈라를 주제로 한 이번 쇼는 이탈리안 스타일의 세계적 거장 알바자 리노(Al Bazar Lino)가 스타일 디렉터로 활동했다. 알바자 리노와 정두영의 만남으로 「반하트」의 정체성인 이탈리안 모던 클래식을 더욱 자유롭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쇼의 오프닝은 붉은 장막이 열리며 대단원의 막이 열리는 것을 암시했다. 쇼가 끝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막이 쳐지면서 1막이 끝나고 2막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피날레에서는 초록색 턱시도를 입은 가수 지나가 메인 모델로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클래식과 우아함의 트위스트, 모던한 감성과 테크니컬의 트위스트 소재를 썼고 오렌지, 레드, 블루, 퍼플, 브라운, 그린, 블랙 등 다양한 컬러를 사용했다. 무대에는 바로크 시대 백작을 연상시키는 날렵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턱시도가 가득했다.



언밸런스한 컷팅과 드레이프 칼라가 돋보이는 재킷 등으로 테일러링의 진수를 뽐냈고, 모직 코트 위에



패딩, 무스탕 등을 조끼처럼 연출해 참신한 레이어드 룩을 보여줬다. 퍼, 가죽, 퀼팅 등의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거나 가죽과 트위드 소재를 믹스매치 하는 등 소재의 활용이 돋보였으며 알파벳 D 표시의 골드 액세서리로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을 장식한 장광효의 「카루소」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영감을 받아 한 편의 영화처럼 드라마틱한 쇼를 선보였다. 1920년대 흑백 필름을 편집한 영상이 화면을 채우며 관객을 압도했고 웅장한 음악과 함께 개츠비 룩(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보여준 20년대 패션에서 아이디어를 받은 것)을 재해석한 옷들이 등장했다.



통 넓은 하렘 팬츠, 배기 팬츠, 헌팅 점퍼 스타일 등은 자유 분방한 보헤미안 감성을 표현했다. 베이지, 카키, 그레이 등의 안정된 톤의 컬러와 레드, 오렌지, 옐로우, 와인 등 포인트 컬러를 적절히 사용해 완벽한 컬러 조합을 이루었다. 면, 데님, 코듀로이, 벨벳 등 다양한 소재를 믹스매치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흰 색의 머플러, 얇은 가죽 벨트 등의 액세서리를 활용해 감각적인 스타일을 연출했다.



장광효는 “위기의 시간을 지나 디자이너들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손 잡고 모인 것이 무엇보다 기쁘며, 한국 패션의 앞날을 생각하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광효의 「카루소」는 1987년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로 무채색 일색이던 한국 남성 패션에 밝은 톤의 컬러와 새로운 디테일, 감각적인 스타일의 수트 라인을 선보였다.



대한민국 남자 연예인 중 장광효의 옷을 입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컬렉션에는 배우 차인표, 이제훈, 이장우, 홍석천, 윤지민, 가수 조규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국내 패션 피플 뿐만 아니라 해외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져 그의 위상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애프터 게임’이란 주제로 진행된 최범석의 「제너럴아이디어」는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올림픽 당시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게임이 끝난 후 경기장 밖에서의 캐주얼하면서도 클래식한 모습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동계 스포츠 장면들을 편집한 흑백 필름 상영으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오렌지색 양가죽 소매가 돋보이는 체크 점퍼와 회색 팬츠를 시작으로 별과 해골을 모티브로 한 점퍼, 컬러 블록이 돋보이는 패딩 등 다양한 룩을 선보였다.
블루, 그레이, 카키, 베이지 등의 컬러로 도시적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전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헤드」와 콜래보레이션한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 룩을 선보이며, 컬러와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헤드」 베어풋 운동화로 스타일링의 포인트를 줬다.
최범석의 유니크한 디자인과 「헤드」의 스포티함을 적절히 믹스매치해 호평을 받았다. 콜래보레이션 제품 중 일부는 여성 모델이 입고 등장, 그의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여성복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국내외 프레스 및 바이어는 물론 가수 구준엽, 엠블랙 승호, 제국의 아이들 동준과 민우, 배우 이정진, 개그맨 허경환 등이 참석해 쇼 무대의 자리를 빛냈다.
디자이너이자 「헤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진행한 이번 쇼는 기능성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 캐주얼을 접목한 실용적인 감각이 돋보였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