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혼으로 옷 만들어 브라질 패션시장서 우뚝
2012-04-05정인기 기자 ingi@fi.co.kr
브라질 '콜린스' 이원규 사장




이원규 사장은 1976년 브라질로 건너갔다. 우여곡절 끝에 1980년대부터 패션시장에 몸 담게 됐으며, 한인 의류시장서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 사장은 1993년 첫 소매 직영점을 내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브라질 의류시장은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이 시장의 70% 이상을 한인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도매 브랜드만 1만5000여개에 이르렀다.



“흔히 한인들이 브라질 의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지만 그건 한정된 시장에 해당됐다.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리테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사장은 리테일에 대한 경험도 없었지만 과감하게 직영점을 오픈했다. 「콜린스」란 간판을 달고 자체 디자인을 개발했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Only Collins’만을 생산하는 공장도 늘려나갔다.



직영 소매점은 2005년까지는 11개였지만 이후 자신감이 붙으면서 2012년 현재는 브라질 18개주(전체 27개주)에 13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09년에는 「콜린스 키즈」도 출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매장 크기도 대부분 120㎡ 이상이며, 매일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해(연간 1600여 디자인)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나갔다.



소싱은 70%는 내부에서 디자인을 개발해 협력 공장에서 생산하며, 30%는 외부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다. 15%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액세서리류는 한국에서 바잉하기도 한다.



유행을 쫓아가는 ‘개발&소싱 스피드’가 생명
리테일을 시작하면서 이 사장은 ‘스피드’를 특히 강조했다. 더운 나라인 만큼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는 것이 브라질 여성들이다. 또 개성이 강해 트렌드에 민감했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디자인을 유행에 맞게 발빠르게 내놓아야 했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생산에 대한 자기 주도형 인프라가 필요했다.



“여덟 명의 디자이너가 하루 20여 디자인을 개발한다. 이 가운데 절반은 기존 잘 팔리던 디자인에서 변형해 업그레이하고, 절반은 개발된 소재를 기반으로 ‘스타일 박물관’에서 트렌드에 맞게 응용한 샘플을 개발한다.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개발된 디자인은 2개월 이내에 매장에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췄다.”



스피드는 생산성에도 적용됐다. 현재 브라질 내 생산자 월 임금은 1000달러를 넘어가지만 스피드와 고급화, 특히 불필요한 중간 도매상을 없앤 직영 판매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콜린스」의 평균 로트는 8000장 안팎. 매장당 30장을 공급해 반응에 따라 스피드로 대응함으로써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스피드와 함께 이원규 사장이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판매현장에서 고객이 충분한 가치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패스트 푸드에서 비롯된 ‘패스트(Fast)’가 패션에 접목된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고민을 줄여주고, 부담 없는 가격에 쉽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배경에서 디자인 수도 초기 800개 이상에서 최근에는 600개 이내로 줄였다. 보다 고객들이 선택을 쉽게 해야 했다.”



또 「콜린스」는 ‘병원’ 같이 만들겠다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아무리 많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30달러면 「콜린스」에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상품을 만들고 있다. 특히 30달러짜리 옷을 사서 10번만 입으면 맥도날드보다 싸다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같은 패션 브랜드가 아닌 맥도날드와 경쟁하고 있다.”



혼(魂)을 담은 서비스 정신도 이원규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여성복 브랜드인 「콜린스」 매출 가운데 20%는 남성 고객이 구매한다. 그만큼 선물 구매가 많고, 교환도 많은 편이다. 매장을 꾸밀 때 남성 고객도 부담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어떻게 하면 기분좋게 교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글로벌 SPA 브랜드 증가… 새로운 도전
“이미 우리 매장에 들어온 소비자는 우리의 고객이다. 소비자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과 들어온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가장 쉬운 마케팅 전략이다. 유모차를 쉽게 들어오게 하는 것이나 3년 전부터 엄마와 코디해서 입을 수 있는 아동복을 출시한 것 모두가 이런 배경에서 출발했다.”



최근 브라질 시장에도 「자라」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들어오고, 대형 쇼핑몰이 개발되면서 시장환경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도매시장은 위축되고 있으며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자라」와 「H&M」 등 글로벌 시장서 실력을 쌓은 브랜드가 들어오자 대부분 지역 브랜드들은 두려워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이것이 새로운 기회시장을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했다. 3월말 현재 브라질 내 자라 매장은 34개점, C&A는 200여개, 톱숍은 이달에 1호점을 오픈한다.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30여년간 쌓은 노하우와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적절한 대응전략이 있다면 충분히 할만 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안정된 리테일이 구축돼 있는 만큼 자신있다고 생각한다.”



이원규 사장은 무조건 싼 가격으로는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품질을 안정시키고, 매장 분위기와 쇼핑백을 고급으로 바꿔 가치를 올리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매장에는 차도 한잔 마시며 얘기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쇼핑백도 고급스럽게 만들었더니 「포에버21」 「자라」 상품을 「콜린스」 쇼핑백에 넣었다. 선물이 많으니 포장도 고급스럽게 해야 했다.”



브라질 패션시장서 5위권… 글로벌로 약진
「콜린스」는 현재 브라질 패션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외형으로 5~6위권에 올라 있다. 올 연말까지 150개점으로 확장하며, 이후에도 매장 사이즈 확대와 브라질 내는 물론 남미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원규 사장은 “브라질에는 현재 쇼핑몰이 400개 안팎이다. 미국이 1만5000개 이상인 것을 감안하고, 브라질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직 브라질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엄청나다. 1차적으로 브라질에서 성공한 만큼 이웃 남미시장으로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원규 사장은 지난 3월 23일 글로벌패션네트워크센터(소장 금기숙)에서 주최한 ‘패션 산업의 글로벌 진출 및 네트워크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브라질 패션업계의 동향과 패션시장의 흐름, 콜린스 성장 사례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