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목소리 응집시켜 정부 지원 최대한 끌어 내야죠”
2011-07-29정인기 기자 ingi@fi.co.kr

패션업계의 공익을 대변할 ‘패션산업발전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이 임기 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패션산업의 위상 제고와 기업과 디자이너, 학계 등 범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대변할 공식 채널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디자인 산업과 함께 패션 산업도 ‘미래 창조산업’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한 목소리로 응집시킬 채널이 취약하다는 점이 출범 배경이다. 평소에도 줄기차게 ‘패션산업은 고부가가치형 미래산업’이란 주장을 펼쳐 온 원 회장은 이번 위원회 출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하고 주장하는 것도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기업과 디자이너는 물론 학계, 컨설턴트 등 관련된 전문가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위원회 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원 회장은 최근 중앙 정부와 서울시가 디자인·애니메이션 등에는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패션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에 비해 이렇다할 지원책이 없음을 아쉬워했다.  “정부가 특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법, 조직, 예산 등 3박자가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우리 패션업계는 어느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어요. 이를 위해 우선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원대연 회장은, 필요하다면 패션산업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애정이 넘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들의 도움으로 ‘패션산업 진흥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에서는 최현숙 동덕여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관련 입법을 마련키로 했다. 또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건립중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 방안도 연구하기로 했다. 동대문이 패션 디자인의 중심이므로 패션이 DDP의 핵심 콘텐츠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김민자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추진할 방침이다.



협회 위상은 회원사로부터 나온다
원대연 회장은 패션산업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패션협회부터 역할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회에 220여개 회원사가  있는 만큼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활동을 통해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것이다.



“6년전 처음 협회장으로 취임할 때만 하더라도 회원사가 많지 않고 자금난에 허덕였지만 지금은 업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특히 최근 소기업중앙회와 손잡고 백화점 판매수수료 문제를 동반성장과 연계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 회원사들이 환영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과다한 판매수수료 문제는 일정 수준까지 조정될 때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중저가 브랜드에까지 해외 브랜드에게는 지나치게 우대하고, 국내 브랜드에 대해서는 20% 이상 높게 책정하는 것은 페어(fair)하지 않다. 백화점들은 근본적인 측면에서 수수료 문제를 검토해야 하며, 협의체와 같은 기구를 만들어 쉬운 것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국내 브랜드가 살아야 백화점도 살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중앙일보 기자와 제일모직 사장, SADI 학장 등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그답게 패션업계 숙원사업과 유통업체들의 일방적 자세에 대해서는 마치 투사와 같은 강인함을 내비쳤다.



패션협회는 올 연말 ‘패션 100년 어워드’를 새롭게 제정한다. 이는 패션 뿐 아니라 건축, 뷰티, IT 등 전 산업에 걸쳐 ‘패션화’에 공로가 높은 사람을 선정해 상을 수여함으로써 패션업의 영역을 모든 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올해는 첫 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을 통해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다.



원 회장은 올해로 7년째 패션협회를 이끌고 있다. 취임 초기만 해도 정부 지원도 거의 없었고 변변한 사업도 없었다. 이후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회원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회원사도 크게 늘었다. 연간 사업비 가운데 정부 지원율도 15%에서 30%까지 늘어나는 등 대정부 관계도 긴밀해졌다. “협회도 하나의 조직인 만큼 흑자 협회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부터 기존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정부 지원만 쳐다보거나 이를 위한 맹종은 과거 시대의 유물이다. 협회 사업도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민간 기업 못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재정 자립도를 통해 회원사 중심의 사업을 펼쳐야 한다.”
원 회장은 “이번 패션산업발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패션산업 진흥을 위한 범 업계 차원의 목소리가 응집될 수 있도록 한 발 더 뛰어다니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매니지먼트 하는데 전력을 쏟겠다”며 협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