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모델은 아름답다

2010-07-05  

송명견 동덕여대 교수

2009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의 평균 수명이 처음으로 80.1세를 기 록했다. 우리나라에서 2008년에 태어난 남자 아이는 76.5세, 여자 아이는 83.3세를 살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평균 수명은 경제협 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도 길어서 평균 수명에 관 한 한 우리는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셈이다. 2020 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인구 중에서 만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가 총 인구의 14% 가 되고, 2050 년에는 만 65 세 이상의 노 령 인구가 총인구의 40%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꿈이며 축복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같은 고령화 뒤에는 저 출산이라는 사회 적 문제가 동반되면서 부양 비율이라는, 즉 생산 능력 없는 인구 를 부양해야 하는 비율이 높아가고 있다고 염려들 한다. 고령화가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실제로 노인 인구를 복지의 틀에 가두려 한다. 이러다 보니 도래하지도 않은 시점에서부터 노인층을 ‘존경’이 아닌 ‘경제적 짐의 대상’이란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인들은 억울하다.

아직 노인들이 이 사회에 그런 짐이 아니며 오늘의 이 발전이 바로 그 노인들에 의해서 이루 어졌고, 아직도 그 발전을 이루어냈던 힘이 건재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평균 수명이 40~50세일 때 만들어졌던 제도에 의해 사회의 중심에서 밀렸을 뿐인 것이다. 지난 6월 26일 AT센터에서 실버 모델들의 패션쇼가 있었다. 출연한 모델은 60세부터 84세까지였다. 이들은 비영리 단체인 뉴시 니어라이프(대표 구하주)가 운영하고 있는 실버 모델 교실에서 4개월의 모델 교육을 받은 고령의 남녀였다.

출연자 중에는 84세의 김태홍 옹 내외(김춘란 여사 82)가 특별히 눈길을 끌었다. 백발에 세월이 배인 두 부부의 얼굴에는 연륜이 주는 깊이와 쌓아온 애 정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였다. 그리고 참으로 아름다 웠다. 이들은 젊은이들이 줄 수 없는 삶의 흔적이 보석처럼 빛났다. 이 부부가 아니어도 60을 넘긴 모든 모델의 얼굴과 목의 주름들이 나이테처럼 자국 나 있었지만 휘황한 무대 위에서 당당하고 우아하게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모습들은 감동 그 자체였다.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다고들 한다. 많은 고령 인구가 이 땅에 서 누리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젊고 아름다운 모델이 적합할 부 분도 있겠지만 이 많은 고령 인구가 보고 쓰며 살아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실버 모델의 활동 범위가 더 넓을 수 있 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뚱뚱한 체형의 모델은 있으나 실버 모델 이란 비교적 생소한 분야다. 평균 수명뿐 아니라 스포츠를 비롯 경제력까지 선진 대열에 들어선 지금 이 분야에서도 앞장서서 전 세계를 무대로 폭넓게 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고령화 사회’란 바라볼 대상이 있는 성숙되고 축복받은 사회를 의미한다. 생산 능력 없이 부양 받아야 하는 고령화 사회를 고쳐 나가는 인식 전환을 위해 고령자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경제적 짐의 대상’이 아닌 더 나아가 고령 사회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존경’의 대상이 되길 강하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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