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좋은 업체와 클리어한 거래를
2008-05-30황상윤 기자 
글로벌 브랜드의 조건 ③ 위비스 「지센」

“어떻게 눈으로 대충 보고, 어떻게 손으로 슬쩍 만져보고 아나?”
지난 1월 서울소싱페어가 열렸던 학여울 서울무역전시장의 부스 한 켠에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울려펴졌다. 위비스 도상현 사장이 10여명의 디자이너와 엠디들에게 일갈을 토했다.
“부스에 들어가서 소재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상담해라. 바쁜 시간에 일손을 놓고 왔는 데 뭐하는 거고?”
서울소싱페어 첫날 개막식 행사에 참가했던 도 사장은 가을 상품 품평에 바쁜 상품기획부서 직원들을 이끌고 이튿날에도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업체들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전시회에서 구매 상담하는 것이 익숙지 않은 디자이너와 엠디들이 아이쇼핑 하듯이 부스를 지나쳤고 이것이 그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국내의 여느 디자이너와 엠디들과 마찬가지로 위비스의 직원들도 입사 전까지 프레미에르비죵이나 매직쇼와 같은 세계적인 전시회를 찾았지만 상담과 구매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상품 개발을 위한 샘플링을 위한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연일 회사 문을 두드리는 업체들만으로도 신소재나 새로운 거래선 개발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 기업들이 책상에 앉아 차려진 밥상의 반찬을 편안히 골라먹는 사이 「자라」 「H&M」 같은 글로벌 기업과 그들의 협력업체들은 더욱 품질 좋고 가격이 저렴한 경쟁력 있는 업체를 찾아 중국과 베트남의 공장들을 누볐다.
같은 품질의 상품을 비싸게 파는 데도 마진이 없는 우리 패션 기업과, 더 저렴하게 파는 데도 마진이 남는 글로벌 기업과의 차이는 상품 개발과 생산의 출발점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가을 「지센」 매장에는 9만9000원 짜리 여성정장이 출시되었다. 백화점에서는 싸게 사도 30만원대의 상품이었다. 백화점 유통을 전개치 않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서도 절반 가격에 불과했다.
여성복 업계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위한 일회성 손님 끌기 상품 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지센」은 연이어 같은 가격대의 상품을 내놓았다. 9만9000원 짜리 정장의 원가는 2만5000원. 원가의 4배를 붙여 충분한 마진 구조를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브랜드와 거래하는 ‘구조가 좋은’ 소재 업체와 봉제 업체를 찾아냈고, ‘클리어’한 거래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한 협력 업체가 물량이 적은 데도 불구하고 좋은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어 준 덕분이다.
“우리가 너무 가혹하게 깎는다는 말이 있는 데 저는 동의 하지 않습니다. 더 싼 가격에 납품을 하면서도 더 많은 마진을 남기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가혹하게 느끼는 업체는 구조가 나쁜 업체입니다. 영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고 소싱력 개발에 투자하는 좋은 구조를 가진 업체들은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남성 MD팀 신인수 차장의 이야기다.
위비스는 매년 전체 거래 협력업체 가운데 10%는 새로운 업체를 발굴한다. 이 10%를 통해 회사에 생동감을 줄 뿐 아니라 협력 업체들에게도 긴장감을 줘 개발의욕과 원가 절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