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 기네스를 아시나요?
2008-03-08 
캐빈림의 핸드백이야기 ①

루루 기네스를 아시나요?
▲ (왼쪽부터) lulu Guinness England 2000, Golden Age England 1930s.
서울의 지하철 심볼 마크가 그려진 옷을 입고 서울의 택시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한국의 젊은이를 상상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도시의 이미지를 구체화 할 수 있는 공공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그때마다 언급이 되는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영국의 수도인 런던이다. 공공 디자인의 수준만으로 보았을 때 런던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런던의 지하철인 언더그라운드 심볼 마크는 티셔츠와 다양한 액세서리들로 상품화 될 만큼 유명하다. 과거의 1930년대 빈티지 백 중에는 런던의 지도를 패턴으로 디자인한 상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런던은 역사적인 유물은 말할 나위 없고 지하철 ,택시와 버스, 공중전화 부스까지 도시의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 디자인들은 능력있는 디자이너에 의해 제안되고 공무원들에 의해서 어느날 갑자기 도시에 적용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감성적으로 체험하고 소유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의사소통 없이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것이다.
도시의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반드시 역사적인 유물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사유하고 소비하는 패션 역시 그 도시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될 수 있다.
런던의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은 1866년에 지어진 빅토리아 여왕과 그 부군인 알버트 공의 이름을 딴 영국에서 대영박물관 다음으로 규모가 큰 미술, 공예 전문 박물관이다.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박물관에는 역사적으로 인정받는 미술, 공예품만 전시되는 것이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들의 의상과 핸드백등도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는 핸드백 디자이너인 루루 기네스도 포함되어 있다. 루루 기네스는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자수나 다양한 수공예적 기법으로 활용한 핸드백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분명 루루 기네스는 코코 샤넬처럼 돌아가신 분도 아니고, 한국의 앙드레 김 선생님 처럼 온 나라가 거의 다 알고 있는 국민 디자이너도 아니다.
어찌 보면 호감을 가진 사람보다 비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를 만큼 개성이 강한 젊은 영국의 디자이너이다. 루루 기네스의 핸드백은 독창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지만, 20세기 초에 등장하였던 과거 빈티지 핸드백들과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모던한 감성의 오늘날 핸드백들에 비하여 수공예적인 요소가 많았던 과거의 핸드백들은 오늘날 루루 기네스의 존재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연결 고리이다.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은 루루 기네스 같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세계적인 박물관에서 핸드백을 소장할 수도 있다는 파격에 있다. 그녀의 디자인은 과거 빈티지 핸드백에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창의적인 모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런던의 청소년들은 그것을 박물관에서 체험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가능성과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루루 기네스의 성공은 차별성 있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용감하게 소유하고 싶어하는 영국의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창의성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야 말로 디자인의 세계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