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여파 ‘패션업계 불똥’
2007-06-08박찬승 기자 pcs@fi.co.kr
서울서 반경 60km 내 창고 못 구해...재고 부담 덜기 위해 세일 급증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를 전개하는 한 패션업체. 이 업체는 최근 2~3년 사이에 급격한 외형 성장으로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재고도 덩달아 늘었다. 이에 수도권 주변에 물류 창고를 추가로 지을 생각으로 부지 매입에 나섰지만 2주째 땅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여파로 인해 서울에서 반경 60km 이내 물권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
어렵사리 물권이 나온 것은 부동산 개발 계획 등으로 인해 윗돈이 붙어 있거나, 다운계약으로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 회사는 서울에서 반경 60km 이내에 물류 창고를 증설하려는 당초 계획을 접고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물량 창고를 알아보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부동산 규제 여파가 패션업계에까지 불똥이 뛰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과 개발 소문으로 물권이 사라졌거나 윗 돈이 붙어 물류창고 매입을 원하는 패션업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재고 창고 구입을 위해 수도권 지역에 땅 매입을 알아봤더니 물권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나온 물권은 예전에는 보통 20~30억원이면 구입이 가능했던 것이 최근 알아보니 호가가 50~60억원으로 불어 있었다”며 “부지를 구하려면 윗돈 부담을 감수하든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상당수가 다운계약으로 돼 있는 것도 부지 매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세금포탈 목적으로 계약 시 실제 거래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체결돼 있어 매입을 하려면 그 차액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똑같이 다운계약을 체결해 세금을 포탈할 수도 있지만 결국 언제가 됐든 되팔 때 그 차액을 부담할 수밖에 없기에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류나 재고창고 구입의 어려움은 패션사업 추진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급격한 성장가도를 달리는 브랜드 입장에선 사업 추진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한 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매장이 급격히 늘어 물량을 2배로 늘렸다. 브랜드 관리를 위해 재고에 대해서는 세일을 자제했는데 이로 인해 재고 보관에 어려워진 것”이라며 “반품되는 봄 상품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세일 경쟁도 물류 및 재고 창고 매입 어려움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어덜트 캐주얼 관계자는 “초두부터 30~50% 세일전을 한 것은 경기 침체와 브랜드 간 과열경쟁으로 인한 판촉과 기업의 유동성 확보 목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고 보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세일 경쟁이 재고부담에 대한 고육지책임을 실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