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소재와 차가운 반짝임
2007-02-15 
2000/2001 F/W LONDON Collection



55개의 쇼와 146개 브랜드의 전시회를 모아 2000∼2001년 F/W 런던패션위크(런던컬렉션)가 막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는 알렉산더 맥퀸이 컴백한 한편 오웬 가스터와 죤 로샤 등, 자금부족 등을 이유로 쇼를 접은 디자이너도 많았다.
2000∼2001년 F/W 런던 컬렉션에는 클래식한 고급소재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라메사를섞어 짠 트위드와 코듀로이, 모피 등 반짝임이 포인트. 이외 팬시 트위드, 캐시미어, 실크 타프타에 이어 작년까지는 전혀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리얼 퍼(모피)도 한몫을 담당했다.
1년전부터 파리와 밀라노에서는 바리에이션이 풍부한 퍼가 주목돼 왔지만 동물애호운동의 중심지인 영국에서는 식용동물 이외의 모피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알렉산더 맥퀸과 폴 스미스 등의 디자이너들이 모피를 많이 사용했다. 전 시즌보다 컬러도 풍부해지고 신선해졌다. 먼저 개최된 남성복 컬렉션에서도 많이 등장한 코듀로이는 프린트물 등으로 재탄생되어 대활약이 이어졌다.
런던컬렉션 첫날 에비스가 10주년을 기념한 쇼를 개최했다. 로우데님에 전쟁 용어의 한자
자수를 놓은 특공(特功)패션을 선보였다. 데님으로 만든 샤넬풍 스커트 차림의 모델이 버버리 체크의 카터가방을 끌기도 하고 뮤지션이 루이비통을 흉내낸 에비스 무늬 모노그램 셔츠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앤드류 그롭스는 볼륨이 풍부한 1950년대 글래머 드레스를 선보였다. 요란한 컬러와 거대한 퍼프 슬리브, 우스꽝스런 메이크업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치코 런던은 숲의 그린과 브라운을 중심으로 한 소박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볼륨이 넘치는 풀 스커트는 극세 코듀로이에 모자이크풍의 체크가 프린트됐다.
알렉산더 맥퀸은 아프리칸 마스크를 쓴 모델이 입은 거대한 소매, 피트 언더 플레어 스커트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화이트 드레스의 도련은 빨간 페인트로 더럽혀진 듯한 느낌이다. 어깨에 풍성한 코샤쥬를 단 레더 드레스, 위시 데님으로 만든 패치워크 드레스, 와일드한 퍼 코트와 퍼 부츠. 5시즌 만에 와일드한 분위기가 돌아왔다.
알카디어스의 테마는 「시바의 여왕」. 오프화이트의 꾸띄르 수트는 큰 곤충같은 패드 장식을 달았고 2만5천개의 크리스탈 자수가 수놓아져 있다. 피날레는 블랙천으로 얼굴을 가린 디자이너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거칠고 성긴 모헤어와 타탄, 굵은 코듀로이를 사용한 퍼프 슬리브 탑과 A라인 재킷에 뾰족한 앵클부츠를 코디했다.
마리아 첸은 어깨부터 허리까지 라펠을 붙인 탑에 머메이드 스커트, 가슴에 개더를 준 블라우스 등의 페미닌 아이템에 페인트와 바닥에 끌리는 얇은 천으로 스트리트 무드를 고조시켰다.
리버티는 윤기있는 트위드와 레트로 분위기의 플라워 프린트의 클래식한 소재에 신선한 핑크와 터키석 컬러를 사용했다. 입체 포켓을 붙인 핑크 코트에 같은 재질의 모자, 핑크의 양털 코트. 빨간 모자이크 체크 블라우스와 스커트도 신선했다.
마가렛 하우엘은 가벼운 영국 전통의 소재를 사용한 데일리웨어를 선보였다. 더플디테일 라이트 코트, 로우 웨이스트의 풍성한 팬츠가 인상적이다.
빨간 초롱불이 잔뜩 장식된 회장에서 아미웨어와 차이나 드레스의 경연을 보여준 폴 스미스. 등에 차이나 자수를 수놓은 아미 셔츠, 쪼글쪼글한 코듀로이의 아미 재킷, 스팽글의 차이나 드레스 등은 밸런스 감각이 있는 믹스 디자인으로 관록을 느낄 수 있었다.
버버리는 큰 호평을 받았다. 고급 클래시즘과 스포츠를 융합시킨 레이어드 웨어는 알맞은 볼륨을 더해 세련미를 뽐내었다. 수퍼 라이트 나파 레더의 리버셔블 블루종에 겹친 체크천이 인상적인 무릎길이 스커트, 핸드 페인트 레더 트렌치 등. 올드로즈, 아프리코트, 네이비, 머슈롬 등의 컬러 밸런스도 절묘했다.
컬러와 무늬, 빛이 있는 한편 산뜻하면서도 쉬크한 클래식 아이템을 갖춘 유력 디자이너도 눈에 띄었다. 클래멘츠 리베이로는 가볍고 샤프한 블라우스와 스커트에 반짝이는 라메와 스팽글로 고급스러움을 과시했다. 베이지의 캐시미어 스웨터에 달리는 멀티컬러의 보더, 라메의 도트 스커트, 심플한 수트의 웨이스트를 채색하는 그리터 플라워에 그리타 벨트. 부티카는 샤프한 가벼움을 내세운 실험정신이 넘치는 조형 드레스를 선보였다. 몸에 늘어진 천을 묶고, 걷어 올려 어깨띠와 벨트로 고정시킨다. 볼륨있는 한 장의 천에 조형감을 준
것이 그만의 특징이다.
보이드(트레시 보이드)는 코듀로이의 비숍슬리브 재킷에 A라인 스커트, 라메가 들어간 스웨터와 라메 헤링본 트위드의 풍성한 팬츠로 대표되는 클래식 소재에 빛을 실은 섹시 수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피로 만든 탑에도 라메가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