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어떻게 하실 겁니까?
2007-02-14황상윤 기자 

(삐리리릭 삐리리릭)
갑: 오늘까지 삼성플라자와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을: 800만원 정도 나는 것 같군요.
갑: 그럼 안되는데..어떻게 하실겁니까?
을: (짜증스러운 듯)어떻게 하든지 월말까지는 맞추겠습니다.
(기자주 : ‘갑’은 롯데백화점의 한 바이어, ‘을’은 의류업체의 한 영업부서장, ‘갑’의 내용은 기자가 재구성, 기막힌 우연인지 지난 23일 기자와 ‘을’이 백화점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 시간에 ‘갑’에게서 전화가 왔다)
최근 롯데 분당점과 삼성플라자 분당점에 매장을 함께 가진 브랜드의 영업 부서장들이 한 달에도 몇 번씩 받는 전화 독촉이다.
“기획상품을 만들어 행사를 하든 이번달 삼성플라자 매출을 다음달로 넘기든, 그래도 안되면 찍든지(자기 브랜드의 상품을 자기가 사는) 어떻게 해봐야죠. 몇 번씩이나 체크를 하고 또하고... 등쌀에 버틸 재간이 있나요?” ‘을’의 자조 섞인 이야기가 계속된다. “브랜드별로 층별로 비교해서 무조건 롯데(분당점)의 매출이 삼성플라자(분당점)의 매출보다 10원이라도 높아야 한다는 거죠. 고위 간부에게서 그런 오더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IMF와 함께 퇴출된 줄로만 알았던 ‘매출(외형)’이란 용어가 백화점 유통에서는 아직까지 제 1의 평가 기준이 되고 있나 보다. IMF 이전 매출 지상주의에 빠져 밀어내기식 영업을 일삼다 속빈 강정 꼴이 되어 버렸던 패션 대기업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을’은 이제 다소 상기된 표정이다. “쇼핑의 재미와 휴식, 즐길꺼리 등 소프트적인 측면에서부터 매장의 입지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까지 고객을 모으고 고객이 상품을 사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가 한 수 뒤지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또 이러한 핵심 요소의 개선과 강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은 뒤로한채 무조건 경쟁점포 보다 매출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나름대로 백화점 병과 처방까지도 짚어낸다.
“서울 근교나 지방에서도 롯데의 경우 35% 내외의 마진을 지불합니다. 본점, 잠실점 등에서는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의 경우 간신히 손익을 맞춰 나간다 하더라도 관악, 청량리 등 서울 부심권 점포나 부평, 분당, 일산 등의 점포에서는 매출에 비해 마진이 너무 높아 손익을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벌어가는 점포가 있으면 다소 손해를 보는 점포도 있을 수 있고 공생한다는 차원에서 감내할 수도 있지만 한꺼풀 뒤짚어 보면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