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위기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찾아온다”
2007-02-14정인기 기자 
노이마케팅 황 영 석 사 장

IMF 한파로 2명의 직원만을 남기고 전직원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한 수입 프로모션 업체가 위기를 호기로 다시 일어섰다.
지난 91년에 설립된 노이마케팅은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완제품 수입 프로모션 사업에 뛰어들어 96년에는 연간 120억원(FOB 기준)의 물량을 수입할 만큼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노이마케팅은 이태리, 영국 등지의 전문 기획사, 생산공장 등과 연계, ‘가격’에 초점을 맞춘 수입 보다는 유럽의 앞선 트렌드를 국내에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업체들을 프리미에르비죵 등 소재 전시회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미국, 일본 등의 의류업체들은 프레따포르테, GDS, 미펠, 미캄 등 완제품 전시회를 주로 찾았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을 쫓아갈 것이란 전망에서 초기부터 국내에 유럽식 쇼룸을 갖추고 상담을 진행했다.”
황 사장의 이러한 전략은 곧바로 상품 차별화를 원하는 업체들과의 거래로 이어졌다. 데코, 풍연물산, 이신우, 에스콰이아, 경남모직 등 국내 중견 패션기업은 거의 대부분 거래할 만큼 많은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아이템도 여성·남성 캐주얼 등 의류 완제품과 구두, 가방, 벨트, 와이셔츠, 넥타이 등 전 아이템을 취급했다.
또 93년부터 3년간 「베네통」 홈패션을 직수입, 국내 12개 백화점에서 직접 판매하기도 하는 등 활발한 수입 프로모션을 전개했었다.
그러나 IMF 한파로 풍연, 경남모직, 이신우, 동양어패럴 등 거래중이던 중견기업의 부도와 70∼80% 인상된 환율은 회사의 존립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3개월 이내 결제해야 할 돈만 20억원에 이르렀다.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재산을 챙겨보니 도망갈 돈이 없었다. 줄 돈보다 못 받을 돈이 많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의지가 생겨났다.”
황사장은 일단 15명이던 직원을 2명만 남긴 채 떠나보냈다. 그리고 이태리로 날아가 가장 규모가 큰 거래처인 알테아 담당자를 만났다.(알테아는 이태리의 대표적 넥타이 업체로서 노이마케팅은 알테아에서만 연간 20억원 가량을 수입했었다.)
그리고 영자 신문인 코리아헤럴드를 펼쳐놓고 한국의 경제상황을 설명했다. 돈을 갚을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으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알테아는 그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결제대금 지급을 유예시켜 주었다. 또 노이마케팅이 국내에서 소매를 할 수 있도록 외상으로 물량까지 밀어줬다.
이에 노이마케팅은 98년 3월에 현대 천호점과 무역점에 수입 넥타이 매장을 오픈했으며 반응이 좋음에 따라 현대 신촌점과 압구정점, 갤러리아 압구정점과 대전 둔산점에도 추가로 입점할 수 있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온다고 했지만 기회는 결코 우연히 찾아오지는 않았다.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IMF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수입 프로모션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증가했다.
그러나 노이마케팅은 수입 프로모션에 대한 사업 방향을 일부 수정했다.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에서 완제품을 수입하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었지만 수입 프로모션 업무와 소매로 사업을 이원화 했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생산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생산 물량은 IMF 이전의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특히 환경이 바뀐 만큼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아야 한다. 틈새시장은 정말 아주 작은 시장에서 비롯된다. 누군가는 이 틈새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고 그 과정을 통해 부가가치를 획득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반복될 때 국내 패션시장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이마케팅은 위험 부담이 높은 완사입 거래를 줄이는 대신 일정 수수료만 받는 에이전트 형태로 바꾸었다. 소량이거나 파시미나, 구두 등 시즌별 전략 아이템만 완사입 형태로 거래하고 있다.
또 노이마케팅은 직영하는 「알테아」 외에도 백화점과 공동으로 특정 상품을 해외에서 소싱, 백화점에 공급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봄부터는 갤러리아 압구정점 4층에 남성잡화 전문매장을 새롭게 오픈, 남성잡화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직접 검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리에서 셔츠를 OEM으로 생산, 「노이(NOI)」란 자체 브랜드로 붙여 판매하기로 하는 등 노이마케팅은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