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약

2007-02-13  

따르릉 "여보세요" "원장님이세요? 저 누구누구인데요. 제가 임신을 했는데 어쩌구 저쩌구..." 임신한 지 두 달(6주) 쯤 지나서 전화가 오는 산모는 전부 약 때문에 상의를 하려는 임신부이다. 예를 들어 임신인 줄 모르고 감기 약을 먹었다든지, 평소 치료하던 피부병 치료약을 먹고 있었다든지, 심지어 임신이 안되는 불임증에 효과가 있는 한약을 먹다가 임신을 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특별한 상의가 필요 없지만, 한의사인 나로서도 막막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하나 혹은 몇 가지의 성분으로 구성된 양약의 경우에는 그나마 임신에 영향을 끼치는 약인지, 아닌지를 가려볼 수 있다. 그러나 한약의 경우에는 대단히 많은 성분이 어우러져 있는 천연물(약초)이기 때문에 영향 자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천연물의 경우에는 몸에서 저절로 해로운 성분이 걸러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심 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양약의 경우에는 예외 없이 치명적일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 임신을 했을 때 해로운 약에 대해서 알아보자. 평소 잘 놀라든지 심장이 약한 사람은 우황청심원을 즐겨 먹는다. 그러나 이 약은 산모에게 해로운 우황과 사향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매우 해롭다. 체했을 때 먹는 한방 소화제에 삼릉, 건강(생강 말린 것)이 처방되어 있다면 이 또한 피해야 한다. 수정과에는 계피(계수나무 껍질)가 들어있는데, 이 또한 산모와 아기에게 해로울 수 있다. 이 외에도 변비 치료제인 도인(복숭아씨)과 망초(돌소금), 가래를 삭이는 약인 천남성, 피부 염증을 치료하는 선퇴(매미 허물), 마늘은 산모에게 해로운 한약들이다.
양약에서는 주로 항생제와 항균제 종류가 임신에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무좀을 치료할 때 먹는 항균제와 피부염 치료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가 해롭다. 특히 부신피질 호르몬이 함유된 소염진통제와 독감에 자주 쓰이는 항생제는 태아기형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간단한 기침약이나 해열제, 소화제 등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와 반대로 임신했을 때 먹으면 좋은 한약이 있다. 삽주 뿌리인 백출(白朮)은 입덧이 있을 때 효과가 있고, 대나무 속껍질인 죽여(竹茹)는 허열이 날 때 좋다. 임신 중에 감기에 들었을 때에는 그냥 참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하거나, 감기 증상이 심할 때에는 잎의 뒷면이 보라색인 자소엽(紫蘇葉)을 사물탕에 넣고 달여 먹는다. 만약 빈혈이 심하다면 녹용이나 더덕 뿌리인 사삼(沙蔘)이 함유된 처방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출산이 다가오면 당귀와 천궁을 넣은 불수산(佛手散)이 산모에게 도움이 된다. 불수산은 말 그대로 부처님의 손길처럼 출산할 때 자궁을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임신 중에 하혈을 하거나, 유산의 징후가 보일 때에는 쑥과 측백나무 잎을 달여 먹어도 좋다. 양약 중에서는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 빈혈에 쓰이는 철분 약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후에 일정량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임신 중에 약을 복용하는 것은 주의를 요한다. 특히 임신 3개월 전후에는 태아가 형체를 갖추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이때에는 될 수 있는 한 약물 복용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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