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커리어 ‘디자인사령탑’ 자리 이동 심화

2007-02-12 김희연 기자 heeyoun@fashioninsight.com

매출 부진 기획실에 떠넘기는 처사 비판도

매출은 디자인으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기획, 영업, 관리, 마케팅 등 모든 부문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 매출이 조금만 떨어져도 기획실의 능력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아 경영진들과 잦은 마찰

올 하반기 들어 여성 커리어 브랜드 이사급 디자이너들의 자리이동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여름 이후 브랜드를 옮긴 디자이너는 현재까지 5∼6명. 향후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디자이너까지 합치면 10명은 족히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기획실의 사령탑이 바뀐 브랜드는 「마리끌레르」 「벨라디터치」 「쉬즈미스」 「쏠레지아」 「엠씨」 「끌래몽트」 「피에르가르뎅」 등.
특히 이들 디자이너 중에는 자리를 옮긴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자리를 옮긴 경우가 적지 않아 철새처럼 떠돌아다니는 디자이너 세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올 하반기 디자이너들의 자리 이동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늘 있는 일 아닌가' ‘'일관적인 컨셉을 유지해야 하는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이사급의 자리 이동이 빈번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 ‘매출 부진의 책임을 디자인실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에서 비롯된 일' 등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올 하반기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역신장을 면치 못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이 기획실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얼마 전 브랜드를 옮긴 한 기획이사는 “매출은 디자인으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기획, 영업, 관리, 마케팅 등 모든 부문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매출이 조금만 떨어져도 기획실의 능력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아 경영진들과 잦은 마찰을 빚어 왔다"고 털어놓았다.
인력 이동이 심한 브랜드가 대부분 탑 브랜드이기보다는 중하위권 브랜드라는 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즉, 중하위권 브랜드들은 확실한 자기 컨셉을 갖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매 시즌 매출에 허덕여야 하기 때문에 기획실이라도 분위기 쇄신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조급함이 앞선다는 얘기다.
영업부서가 지나치게 상품기획에 간섭함으로써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컨셉을 일관되게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일례로 수년전만 해도 커리어 존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에 속했던 C브랜드의 경우 영업부의 과다한 간섭으로 기획실이 혼선을 빚어 2군 브랜드로 몰락한 사례도 있다.
물론 기획실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매출 상승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쉬즈미스」의 경우 지난 봄 이연용 감사를 비롯해 기획실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톡톡히 효과를 봤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쉬즈미스」의 경우 한 달 기획실 인건비만 수천만원에 달할 정도로 대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사례다.
디자인실 사령관들의 이동현상은 유통가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일 중 하나.
롯데 본점 오대진 SM은 “영업 책임자들의 움직임 못지 않게 디자이너들의 움직임 또한 백화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백화점에서도 매 시즌 10여 스타일의 메인 상품에 한해 디자인 책임자가 누구이며, 또 그 제품의 판매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가 교체되는 경우는 그로 인해 상품기획 방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본다"고 말했다.
한 브랜드의 영업 책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이다. 그러나 상품 자체만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어느 디자이너가 그 자리에 있는가라는 이미지적인 부분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디자이너들의 영입 및 퇴출을 대외적인 이미지 마케팅의 일환으로도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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