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나라? 강북나라!

2007-02-12 김기혁 기자 kira@fashioninsight.com

강북학생의 44%가 키스, 35%가 포옹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남학생은 72%가 키스를 꼽았고, 20%의 학생은 성행위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인터넷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떴다. 강남과 강북의 청소년 패션을 비교해 놓은 다소 과장되고 코믹한 그림인데 출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리 저리 많은 ‘엽기게시판'들을 옮겨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이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들만의 문화를 비교해 보자.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젊은이들의 획일화된 패션 경향이었다. 이런한 획일화의 경향이 다양한 트렌드를 가지고 상권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개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의 일이다. 각 지역마다의 유흥문화가 틀리고 또 모이는 주 연령대가 다르다 보니 점차 패션 경향에서도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또 이것은 지역마다 특징을 더욱 부각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되고 상권 단위로 서로 다른 문화적 집단을 구별짓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지역별 문화와 패션 경향의 차이는 심지어 지하철 노선에 따라 패션경향을 구분할 수 있다는 소리까지 만들어 낼 정도가 되었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민족의 젖줄, 한강!! 한강의 또 다른 의미는? 바로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구분 짓는 경계선'이다. 강남 개발이후 30년이 넘는 동안, 서울의 강남과 강북은 각각 다른 지역 문화를 형성해왔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청소년 문화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냉소적이고 과장스러운 이 두 문화의 비교그림은 강북-강남의 패션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그림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짓게 하는 이유는 실제로 이런 지역적 패션군(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감때문이다.
최근 한 청소년 인터넷 방송국에서는 이런 ‘강남과 강북의 청소년 문화'라는 내용을 방송하였다. 방송 내용을 살펴보면 왜 이들의 문화가 서로 다르게 흘러갈 수 밖에 없는지 짐작하게 해주며, 그 문화적 이질감은 심각한 정도다.
이 방송국이 강남-강북의 6개 고등학교 각각 300명씩 모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살펴보자. 먼저 ‘학교에서 휴대폰의 사용 가능 여부'와 ‘두발 자유화'를 묻는 질문에 강북과 강남학교는 서로 극단적인 차이를 보여줬다. 휴대폰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강북학생의 98%가 학교 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강남 학생의 80%는 ‘교실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응답해 강남지역 학교들의 경우 강북지역 학교 보다 휴대폰 사용에 대해 너그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발에 대해서는 강북지역 학교에서는 아직도 강제로 머리를 자르는 학교가 있었다. 그러나 강남은 점차 두발 제한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조사가 강남북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몇몇 학교에 국한함에 따라 강남북의 전체 학교를 대표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점이 있다.
하지만 학생 개개인의 의식을 묻는 항목에서는 강·남북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강북학생의 32%가 사업가, 16%가 공무원, 10%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반면 강남학생의 40%가 연예인, 18%가 디자이너, 12%가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를 희망했다. 또 ‘이성교제의 스킨쉽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강북학생의 44%가 키스, 35%가 포옹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남학생은 72%가 키스를 꼽았고, 20%의 학생은 성행위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 두 가지 항목만으로 이 두집단의 문화적 차이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다.
강남-강북 청소년들의 패션문화를 비교해 보면 강남 청소년들의 패션 경향은 한마디로 ‘힙합'이고 강북 청소년들은 ‘복고'로 대변된다. 스타일이 다르니 선호 브랜드도 차이가 있다. 강남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폴로」「노티카」「타미 힐피거」「스포트 리플레이」등의 힙합 브랜드가 주종을 이루며 강북은 닉스, 나인식스뉴욕 등의 타이트한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이런 패션문화의 차이에 대해 강북-강남 청소년들은 ‘천적'이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는다. 강남의 ‘힙합'과 강북의 ‘복고'를 ‘연예인 따라하기'와 ‘일본풍 따라하기'라며 서로를 비난한다.
이런 서로 다른 패션 경향을 구분 짓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지역적 경제의 차이에 있다. 경제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청소년들은 모든 지출이 부모에게서 비롯될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부모들이 부유한 편인 강남의 청소년들은 유명 브랜드의 옷으로 꾸미고 다니는 반면 강북의 청소년들은 저렴하고 개성적인 의류로 자신들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의 청소년들은 옷을 사입는 장소로 백화점이나 대리점을 꼽았고, 강북의 청소년들은 좋아하는 브랜드와 비슷한 스타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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