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런칭하고 가을에 접고…

2007-02-12 김희연 기자 heeyoun@fashioninsight.com

수입 신규 브랜드 매출 부진에 주요점서 퇴출 방망이

올해 런칭한 수입 신규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봄부터 가을까지 새롭게 선을 보인 브랜드는 20여개.
이 중 런칭 후 채 몇 달을 채우지 못하고 전개를 중단한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일부 브랜드는 내년 봄상품 바잉을 중단해 올 연말을 기점으로 문을 닫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외 많은 브랜드들도 주요점에서 퇴출됐거나 외곽 매장으로의 전출 경고장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한달 매출은 4천∼8천만원 수준.
봄에 런칭해 전개를 중단했거나 예정인 브랜드는 「베스티멘타」 「돌리앙프레루디오」 「로코바로코」 「스트레네세」 등.
또 「라우렐」은 지난 가을 MD개편 당시 롯데본점에 매장을 오픈했다가 매출 부진으로 철수했으며 「기스바인」도 주력매장이었던 현대본점에서 철수, 현대천호, 롯데잠실점만 전개중이다.
신규 브랜드들이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심하게는 유통가에서 퇴출되는 사례까지 빚어지면서 이제는 ‘수입'이라는 명목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차가운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
고객들은 더 유명한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고 또 메이저 브랜드에서도 중가대의 제품을 출시, 점차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이들 브랜드들의 마케팅은 소규모 국내 에이전트들이 따라가기에는 버거울 정도의 파워를 자랑한다.
또 시장규모에 비해 브랜드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국내에 들어올 만한 브랜드는 모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그저 이태리, 미국 등 해외 브랜드라는 이름을 걸고 마구잡이로 런칭하는 사례가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
국내 소비자들도 수입 브랜드에 대한 변별력이 생겨 확실한 ‘이름'만이 경쟁력인 시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들이 ‘메이드 인 이태리' ‘메이드 인 프랑스'라는 명목하에 이름도 없는 브랜드를 마구잡이로 들여오는 것이 신규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수입 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소비자를 어떤 상품과 이미지로 공략할 것인지 확실한 전략없이 그저 국내에 없는 브랜드라면 무조건 수입부터 하려는 업체들과 브랜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브랜드를 유치하는 백화점측 모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측에서는 백화점측의 잘못된 영업 행태를 꼬집어 비난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가 얼마 없던 90년대 중반만해도 백화점들은 적어도 1년∼2년간 인지도를 확산시키기 위한 유예 기간을 인정했었다. 그러나 수입 브랜드가 넘쳐나는 현재는 1년은 커녕 불과 한 시즌의 매출 성적에 따라 브랜드를 교체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한 브랜드 영업 책임자는 “단기간에 승부를 걸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남기 힘들다. 그러나 국내 에이전트 대부분이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단기간에 거액을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럽다.
또 신규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해 최소한 1년은 이미지 구축 기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이미지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수입 브랜드들은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유력 백화점에서 먼저 자리를 잡지 못하면 2군 브랜드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주요점에서 퇴출 위기에 놓여 있는 브랜드 담당자는 “외곽 백화점부터 천천히 시장에 진입할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브랜드를 정상에 올려놓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투자 비용도 더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그래도 수입 브랜든데"라며 여운을 남겼다.
수입 시장에는 일부 메이저 브랜드를 제외하고 고만고만한 브랜드들이 돌고 도는 쳇바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또다시 내년 첫 선을 보일 브랜드들도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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