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주인과 종의 차이

2007-02-12  황상윤 기자  hsy@fashioninsight.com

“옛날에는 사장이나 디스플레이 전문가만이 디스플레이를 했다. 디스플레이는 판매사원의 영역 밖이었다. 나는 디스플레이를 하는 것과 사람이 화장을 하는 것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화장을 할 때 본인 스스로 하는 화장이 가장 자연스럽고 본인을 잘 표현하듯이 디스플레이 역시 판매사원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상품과 서비스(본인의 장·단점), 고객(무엇을 어필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훤히 아는 판매사원이 하는 디스플레이가 생명력이 있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정형영 사장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생각이다.
이에 따라 「보배로운나라」의 판매사원들은 모두가 스스로 디스플레이를 한다. 디스플레이의 원칙은 유행보다 한발 내지 반발만 앞서가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백화점이나 브랜드의 디스플레이를 참고한다. 예쁜 상품이 마네킹에 입혀지는 것이 아니라 팔아야할 1등상품, 주력상품의 순으로 입혀져야 한다. 입히고자 하는 상품의 재고가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1층 윈도우에서부터 2층의 계단, 3층까지 서로 코디를 시키고 팔아야할 상품을 몇 번씩 보여줘 눈에 익숙하게 만들어 판매로 연결시키는 것이 정금숙씨의 디스플레이 노하우다.
최근의 매장 대형화 경향에 대해 정사장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고객 시대에는 전문점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유통형태다. 전문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장이 대형화되어야 하지만 매장을 채울 상품과 이를 운영할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마치 ‘가방만 큰’ 꼴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매장크기만 크다고 고객이 오겠는가? 처음 몇 번이야 크기와 새로움이 매력이 되어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겠지만 본질(상품과 감성서비스 등)이 약하다면 소비자들은 곧 발길을 돌려버릴 것이다. 큰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다리만 아프게 해서야 소비자를 다시 오게 할 수 있나?”
특정한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고 그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은 백화점 보다 오히려 다양하게 갖춰 쇼핑하기 편한 매장이 전문점이다. 전문점 시대에는 소비자와 감성을 주고 받는 관계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상품의 시대와 상권의 시대는 (차이는 있겠지만)매출만 올리면 됐다. 상품에 하자가 있어도, 고객과 어울리는 상품이 아니더라도 안기면 그만이었다. 반품을 안해주기 일쑤였다. 결과가 중요시 된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 매출을 올렸느냐가 중요하다. 상권시대에는 사는 사람만 고객이었다면 전문점시대 즉 고객시대에는 누구나 고객이다. 팔지도 않은 타이어를 교환해준 노드스트롬의 신화를 기억해야한다. 고객을 받들어서 올린 매출만이 중요하다. 그래야만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신뢰는 전문점 시대,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의 사업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정사장의 신념은 「보배로운 나라」 판매사원 40명을 행복을 파는 사람들로 만들었다. 싸구려 머리핀 하나, 이미테이션 반지 하나를 사더라도 그 속에는 기쁨이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고 행복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행복을 팔려면 내가 먼저 행복해야하고 판매직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23면으로 이어짐
<황상윤 기자 hsy@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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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듯한 인사, 상냥한 미소가 판매의 전부가 아니다. 자동차와 아파트 등 요란한 경품이 서비스가 아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인상을 남길까, 바로 좋은 인상을 나기는 것이 서비스다. “우리가 거래하는 동대문시장의 거래선 사장님 한 분이 어느날 생활을 되짚어 보는 경구를 자필로 쓴, 명함 크기의 코팅된 쪽지 하나를 준 적이 있다. 원가로 친다면 100원이나 될까? 어쨌든 그뒤로 그 가게는 우리의 주력 거래선이 되었다.” 정사장이 지갑 속에서 꺼내드는 쪽지는 코팅이 닳아 벗겨지고 있었다.
정사장이 이야기하는 전문점 시대의 핵심역량, 즉 ‘고객을 받드는 사람’은 어떻게 길러내야 할까?
“직원들을 경영에 참여시켜 그들을 주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을 섬기는 방법, 상품을 선별하는 방법, 합리적인 경영을 하는 방법을 교육해야한다. 또 합리적인 분배와 사회적인 공헌을 실천해나가야 한다.”
“상권의 시대는 관리의 시대였다. 매장주는 뒤로 새나가는 돈이 없나, 정리 정돈은 잘되어 있나 하는 관리만 꼼꼼이 잘하면 돈을 버는 시대였다. 특히 이러한 관리는 전적으로 주인(오너)의 몫이었다. 고객시대에는 직원들을 주인으로 만들어야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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